'빚 돌려막기'...주택담보 대출로 '마이너스 통장' 갚는다
'빚 돌려막기'...주택담보 대출로 '마이너스 통장' 갚는다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4.09.1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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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부동산 규제 완화가 본격화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주담대로 빌린 돈을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상환에 쓰는 경우가 늘어났다. 저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고금리의 빚을 상환하는 '빚 돌려막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월 중 은행권 마이너스 통장대출 등 기타대출 순증액은 '제로'였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월 기타대출은 평균 1조원 순증 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제자리걸음했다. 금리가 더 낮은 주택담보대출로 신용대출을 갚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월은 통상적으로 휴가철 영향 등에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증가세가 더뎠다. 은행 모니터링 결과 주택담보대출 일부가 신용대출 상환에 이용됐기 때문이다.

은행권 신용대출 순증액이 줄어든 8월, 은행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은 4조6000억 원 늘어났다. 이는 모기지론양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던 2012년 12월 4조6100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세이자 7월 주담대 증가액 2조6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양도 포함 전 기준으로는 5조원이 늘었는데,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주담대 증가는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규제가 본격적으로 완화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조정형 유동화조건부 적격부 조건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이 6월 2곳에서 8월 8개로 늘어난 점도 주담대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주담대가 늘며 같은 기간 은행 가계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 역시 약 4조6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 달 가계대출 증가액 역시 모기지론양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컸던 2010년 5월, 2013년 6월에 4조6000억 원에 육박한다. 모기지론양도를 포함하지 않은 은행 가계대출의 경우, 5조원이 늘어나면서 2006년 11월 5조6000억 원 이후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주택담보대출 일부가 신용대출 상환에 사용되는 가운데 주담대가 주택구입 목적이 아닌 생활비나 사업자금 용도로 사용될 경우, 이에 대한 부실 문제도 우려된다. 주택가격이 함께 오를 경우 채무자의 담보자산 가치도 늘어나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저소득층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가계부채 부실 문제가 심화될 수 있는 탓이다.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하는 주담대의 경우 담보가치에 대응하는 자산 가치가 함께 오를 전망이다. 당장 부실 우려가 크진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DTI 완화 등으로 사업비나 생활비 용도의 대출이 늘었다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 경기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영세 자영업자 사업비 대출이나 저소득층 생활비 대출이 늘 경우 부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금부터라도 주담대가 저소득층 생활자금이나 자영업자 사업자금에 쓰였을 경우 예상되는부채 부실화 문제를 직시,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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