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평가를 받는 한국전력 삼성동 본사부지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재계 1위와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마감한 한전 본사부지 입찰에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만이 참여해 2파전을 치르게 됐다. 관심을 모았던 외국계 기업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가만 3조3000억원대에 이르는 한전 강남부지 입찰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모두 5조원대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 계열사로 이뤄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했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단독 응찰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는 일찌감치 이번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왔다.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가 다 돼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onbid.co.kr)를 통해 응찰했다. 현대차 임원은 "우리가 계획하는 글로벌 매니지먼트센터에 들어갈 계열사 가운데 3개 계열사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입찰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 마감 시간인 4시에 온비드를 통해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마지막까지 '눈치작전'을 벌였다. 양측 모두 입찰 금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18일 진행되는 개찰의 결과를 지켜본 후 공식 입장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한전부지를 본사 사옥과 자동차 전시관, 컨벤션센터, 공연장, 호텔, 쇼핑 시설이 결합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일찍부터 밝히며 한전부지 입찰 참여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삼성의 경우 삼성물산이 2009년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부지 일대를 초대형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어 이와 비슷한 개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한전은 18일 오전 10시 응찰자들의 제출가격 및 입찰조건 등을 비교하는 개찰절차를 거쳐 낙찰자와 낙찰가, 응찰자 수를 공개한다. 이후 이달 27일 이전에 낙찰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성-현대차 '2파전'..강남 '마지막 노른자위' 누구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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