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사용 중인 업무용 휴대전화 10대 중 7대가 피처폰(구형 휴대폰)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입수한 ‘대통령비서실 업무용 휴대전화 보유·활용 현황’(2014년 5월 기준)에 따르면, 청와대 보유 전체 휴대전화 355대 가운데 58%인 205대가 피처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중인 스마트폰 150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79대는 가지고만 있을 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피처폰 205대는 전부 활용 중이었다. 결국 현재 이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276대 중 피처폰 사용률은 74%에 달한다.
첨단 스마트폰 시대에 구형인 피처폰을 쓰는데 대해 청와대는 “연간 2000만원에 달하는 데이터요금을 예산으로 부담해야 해서 전부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예산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스마트폰에 비해 기능이 훨씬 떨어지는 피처폰을 사용하는 진짜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피처폰보다 인터넷 연결이 자유롭고 각종 악성코드 감염 위험이 높아 내부정보가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지난 해에도 청와대는 2300만원을 투입해 피처폰 195대를 새로 사들였다. 정부 정책에 따라 휴대전화 번호 앞자리가 ‘017’에서 ‘010’으로 변경되면서 2세대(G) 피처폰 대신 3G 피처폰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처폰은 일반인 구매가 줄면서 시장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져 스마트폰에 비해 매입비가 그다지 싸지도 않다. 작년 기준으로 청와대가 매입한 피처폰 1대당 평균 단가는 11만8000원으로 스마트폰(21만7000원)의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