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님'으로 안 부르면 벌금 만원"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겸 씨티금융지주 회장의 '직급 호칭제 폐지'가 금융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1일부터 '부장님', '차장님' 같은 직급을 생략하고, '홍길동님'처럼 이름 뒤에 '님'을 붙인 호칭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겸 씨티금융지주 회장이다. 하 행장은 이달 초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재의 직급별 호칭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확정해 상명하복의 문화를 만들고 원활한 의사소통과 활발한 의견 개진을 제약해 다양성을 지향하는 우리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직급 호칭제 폐지 배경을 전했다.
'님 호칭제'는 이미 일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조직문화에서 직급을 생략하고 상사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쉽지 않아, 해당 기업들도 님 호칭제가 정착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직급 호칭제를 없앴지만 씨티은행의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한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 행장을 지칭할 때 '행장님'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이에 하 행장은 자신을 '하영구님' 또는 '영구님'으로 부르지 않으면 벌금 1만원을 받겠다는 규칙을 세웠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 전산망에서도 직원들의 직급을 모두 없애는 등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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