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찰과 금감원, 보험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8개 병원(의사)과 7개 손해사정업체 및 브로커 조직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8~9월을 보험사기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보험사기 수사를 벌여 왔으며 최근 손해사정업체들의 보험사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에 오른 7개 손해사정업체는 각각 평소 연계된 병원들과 짜고 보험가입자를 대신해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거액의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루된 병원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수원·인천·안산 등 여러 지역에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으며 보험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형외과 전문병원 뿐 아니라 유명 대학병원 의사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과 의사들은 건당 작게는 20만원에서 40만원 안팎의 현금을 받고 허위진단서를 발급, 연간 수억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손해사정업체들은 허위 진단서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 건당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보험금의 20% 이상을 챙겼다.
서울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손해사정사가 낀 보험사기에 관해 수사를 하고 있으며, 금감원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며 "아직 수사 초기단계라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최근 성동경찰서로부터 손해사정사가 관련된 보험사기 수사에 대한 협조요청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지난달부터 지원팀을 꾸려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지원팀에는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삼성생명 등 다수의 대형 보험사가 참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보험사기가 적발됐지만 손해사정업체가 조직적으로 연루된 사건은 흔치 않다"며 "손해사정업계의 보험사기와 관련해 경찰과 금감원에 보험사까지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혐의가 포착된 7개 손해사정업체 뿐 아니라 유사한 방식의 보험사기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수사 대상 업체와 병원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