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카톡 검열 논란에 결국 '백기 투항'
다음카카오, 카톡 검열 논란에 결국 '백기 투항'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4.10.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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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불가능한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 대화내용 제공건수 공개

 
사이버 검열 논란에 해외 메신저로 이동하는 이른 바 사이버 망명물결이 거센 가운데 토종 메신저 카카오톡이 결국 '백기 투항'했다. 메시지 저장기간 단축, 단말과 단말 간 대화내용 암호화, 서버 메시지 삭제 등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블로그를 통해 검열 논란과 관련 조목조목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용자들이, 미리 대응하지 못한 점을 탓하며 비난하고 있어 사이버 망명 물결이 지속될 지 주목된다.

◆다음카카오, 대화내용 제공 불가능한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

다음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이용자 정보보호를 위해 대화내용 확인을 원천 차단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를 연내 도입하고 이날부터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2~3일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은 프라이버시 모드를 위해 단말기에 암호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암호화된 대화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개인 단말기에 저장되며 대화를 나눈 사용자들 단말을 압수, 분석하지 않는 이상 서버에 남아있는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비밀대화 기능은 우선 연내 1:1 비밀대화방을 통해 제공되고 내년 1분기까지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 비밀 대화방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프라이버시 모드에서는 수신 확인된 메시지가 서버에서 자동 제거되는 메시지 삭제 기능을 올해 중 도입하는 한편 대화 송수신자가 모두 온라인 상태일 경우 서버에 대화내용을 저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프라이버시 모드를 선택할 경우 수사기관 영장집행을 통한 대화내용 확인 및 제공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울러 카카오톡은 이용자 정보에 대한 보안성 강화를 위해 오늘부터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2~3일로 단축했으며, 빠른 시일안에 모든 대화내용에 대한 암호화도 함께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서버에 약 7일 가량 저장된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간이 2~3일 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서버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대화내용은 최대 1일치 이거나 불가능하다.

다음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최근 불거진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대해 일단 사용자들에 사과했다. 검열 등의 논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에게 이를 정확히 알리지 않은 점을 사과 이유로 들었다.

다음카카오는 “제일 중요하다는 이용자 정보보호를 외치며 그저 외부 침입자들로부터 법과 울타리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할 수 있는 일 열심히 해왔다고 안주했던 것 같다”며 “최근 검열, 영장 등등의 이슈들에 대해 진솔하게 적절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많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기반이고, 지지해주던 우리 편이라 생각했던 이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서비스 외에도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겠다. 지엄한 법의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부터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찾고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청요청 받은 사실 시인

다음카카오가 이 같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사이버상 검열 논란이 거세지면서 해외 메신저 서비스로 갈아타는 이른 바 사이버상 망명 물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난달 사이버 상 허위사실 유포를 엄단하겠다며 전담팀을 꾸려 국내 주요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를 상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이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정부가 검열할 수 있다는 우려들이 증폭됐다.

검찰 측은 카카오톡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카카오톡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급기야 검열에 안심할 수 있는 해외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사이버 망명 물결이 이어졌고 최근 국내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선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다음카카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 불거진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일단 다음카카오는 최근 사용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실시간 감청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면서도, 감청 요청이 있었다는 점은 시인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2013년 86건, 2014년 상반기 61건 감청 요청이 있었다. 감청요청, 이른바 통신제한조치는 내란, 국가보안법 등 일부 죄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되는데 카카오에서는 기술적으로 감청이 불가능해 요청기간의 대화내용을 모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2달치의 대화내용이 제공됐다는 일부 기사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법원이 영장을 통해 40일치의 대화내용을 요청했지만, 서버에 남아있는 대화내용만 제공할 수 있어 실제로 하루치 대화내용만이 제공됐다는 해명이다.

다음카카오는 사용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정부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요청에 대한 요청 건수를 공개했다. 8일 게시된 카카오톡 정보제공 현황에 따르면 통신사실 확인 요청건수는 올해 상반기 1044건이며 제공율은 76.25%다. 다음카카오는 정보요청 제공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다음카카오가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 등 특단의 조치와 함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나섰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달부터 터졌던 검열 논란에 대해 사용자를 망각하고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다.

네티즌들은 “다른 데선 되는거(암호화) 여지것 안하고 있다가 논란이 일어 이용자가 빠지기 시작하니 이제야 암호화, 보관기간 단축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 “정부에서 (대화내용을)내놓으라고 할 때 일언 반구도 없었으면서”, “바로 해명하고 조치를 취할 준비를 했어야지 텔레그램이 앱스토어 1등한다고 기사 뜨니 부랴부랴 공지 띄운 것” 등의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서버에 3일간 보관, 안전하다고 해명했지만 이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IT전문가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2년 9월18일 국정원이 작성한 홍모씨의 통신제한 집행조서를 근거로 대화내용 저장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닌, 실시간으로 감청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집행조서에는 감청기간이 8월18일부터 9월17일까지 한 달 동안으로 돼 있는데 이는 과거가 아닌 감청 신청이라는 것.

김 교수는 “이는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실시간 감청”이라며 “실시간 감시는 불가능하다, 3일 동안 보관해 안전하다는 식의 해명은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데이터를 3일까지만 보관한다면 2일마다 데이터를 요구하면 된다. 주기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했는데 그 주기를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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