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출신서 외부 출신으로 무게중심 급속 이동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에 외부출신 금융인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9일 금융권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KB금융 차기 회장에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 외부출신 금융인들이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이동걸 전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금융인들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 금융권의 박근혜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 전 부회장은 금융권에 몸담은 동안 비교적 흠결없는 이력을 유지해 왔다는게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역시 외부 출신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도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면서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 행장은 씨티은행장을 5연임한 경력을 내세워 차기 KB금융 회장 2차 후보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하 행장은 씨티은행에서 부행장을 역임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인연이 금융권에 회자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로서는 정치권 지원설이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벆에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내부출신 인사는 후보 선임 절차가 진행될수록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통 KB맨'으로 불리며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혔던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사퇴하면서 내부에서 외부출신으로 유력후보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노치(勞治)' 도 한몫 했다는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KB 사태'의 근본 원인이 내부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낙하산 인사가 회장과 행장으로 온데 있다고 보고 내부출신 회장 선임을 위해 정치권과 KB회장추천위원회 등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금융권의 한 관계는 "노동조합이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하면서 오히려 외부출신 인사가 부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며 "내부 출신 인사를 원한다면 노조도 회장 선임에 대한 개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외부출신이 유력후보군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것은 그만큼 내부출신들의 인재풀이 빈약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문제는 출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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