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내부승계 프로그램 구축하고, 후계자를 양성할 것입니다"
22일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은 "KB금융그룹의 '리딩뱅크'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윤 내정자는 회장 내정 후 "KB 사태를 겪으면서 KB 직원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내부 출신인 제가 KB 회장이 됨으로써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조직의 화합과 결속을 이룰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화합하고 결속해야만 고객의 신뢰가 돌아오고 리딩뱅크의 위상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직원들의 역량을 결집해 리딩뱅크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습니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도약 의지도 밝혔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이고 꾸준한 전략과 실행이며, KB의 글로벌화를 위한 장기 플랜을 마련하겠습니다. 우선 해외 지점과 현지법인을 재정비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의 정상화를 꾀하겠습니다. 해외 법인에 대한 관리 역량을 축적한 후에는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한 해외 진출에 힘쓰겠습니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중요 과제로 꼽혔던 내부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내부 인재를 기르고 후계자를 양성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번에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조용하고 순조로운 승계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자신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후계자들을 미리 양성하고 그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아주 중요한 문제이므로 이사회와 함께 좋은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채널 갈등'으로 불리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간 갈등에 대해서는 소통과 치유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윤 내정자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강점 중의 하나가 지주와 은행을 두루 거쳐 지주와 은행 간 갈등을 막을 수 있고, 국민은행 내 채널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이라는 조직을 잘 알고, 조직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룹 내 조직의 화합을 끌어내고 조직원들의 상처를 치유하겠습니다. 불 같은 카리스마도 있겠지만,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원들의 화합과 결속을 끌어낼 수 있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다가가겠습니다"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겸임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의 문제일 것"이라며 "이사회와 함께 지혜를 모아 KB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회장과 행장의 겸임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조와의 직접적인 대화 상대는 행장이 될 것"이라며 "경영진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서 상호 신뢰를 쌓는다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은행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에 앞서 적재적소에 인력을 재배치하고, 생산성 향상에 힘쓴 후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은행 인수에 대해서는 "KB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흐트러진 조직력과 경쟁력을 다잡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호남 출신 첫 금융지주 회장이라는 지적에는 "(특정지역 출신이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저의 내정 자체가 인사의 탕평과 화합을 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내정자 외에 하나, 신한, 우리금융지주 등의 그룹 회장과 은행장은 모두 TK(대구경북)이나 PK(부산경남)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