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약세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 달 우리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일본정부가 돈을 더 풀기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시장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시중에 풀어온 돈을 연간 60조 엔에서 최대 80조 엔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우리 수출에는 큰 차질이 우려된다.
일본의 이번 추가 양적 완화 조치로 그동안 주춤했던 엔화 약세 기조는 또다시 가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파장이다.
현재 원 엔 환율이 100엔당 990원이라고 가정하고, 내년 환율이 950원까지 떨어지면 우리 수출은 내년에 4.2%가 줄고, 900원까지 밀리면, 8.8% 감소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화 가치 하락은 수출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력 수출 품목이 많이 중복된다"면서 "전기전자와 기계류, 자동차를 중심으로 중복이 되며 한국 제품 수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로 달러화가 강세를 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는 점이다. 다시 말해 원화 가치도 함께 떨어져 엔저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엔저 지속으로 그동안 수출단가를 내리지 않았던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만일 이렇게 될 경우 우리 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한편 무역수지는 33개월 만에 흑자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을 1년 전보다 2.5% 증가한 517억 5천500만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월간 수출액 중 최고치다.
선박의 수출이 35%나 증가해 가장 호조를 보였고, 컴퓨터 15%, 반도체 12% 등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반면 스마트폰 같은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되고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16% 줄었다. 무역수지는 역대 가장 많은 74억 9천900만 달러로 집계돼, 33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