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금리로 환율 대응 못해"
이주열 총재 "금리로 환율 대응 못해"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11.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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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무한정 안 갈 것… 대외 여건에 시장 과도한 반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엔화 약세에 관해 "무한정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가격변수로 금리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저 대응 차원에서의 금리 인하에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로 동결됐다.

이 총재는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경쟁력은 다소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원화도 달러화에 대해 상당한 약세가 이뤄졌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경쟁력 면에서는 불리해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며 "과도한 엔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문제, 수입업체의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엔화 약세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일본 기업들이 개선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단가 인하에 나설 경우 발생할 타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카드를 쓰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환율은 금리 외에 주요국의 경기 상황, 국제 자금 흐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환율의 수준이 아니고 환율 변화가 물가나 경기에 미칠 영향을 보고 금리정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6조9000억원이 늘어난 가계대출과 관련해서는 "예의주시하겠다"면서도 "앞으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가계대출 급증이 오래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물지표 부문별로 소비, 건설투자, 제조업 생산 등에 개선과 악화가 엇갈리고 있어 회복의 동력이 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유럽 경기 둔화나 엔저 문제 등 대외여건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좀 과도한 측면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7명의 만장일치 결정이다. 지난 8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리면서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은 뒤 효과를 좀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과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등으로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외환 시장은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나오지 않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오른 1096.6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지수는 6.76포인트(0.34%) 내린 1060.51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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