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滬港通)' 시대 오늘 개막
'후강퉁(滬港通)' 시대 오늘 개막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4.11.1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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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개방 '빅뱅'?..불확실성에 리스크 관리 당부도

 

전 세계 투자자들이 17일부터 시행되는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 제도인 '후강퉁(滬港通)'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날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지만 상하이 증시 문호가 활짝 열린다는 데 대한 기대감이 더 큰 분위기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강퉁의 한 축인 홍콩 증권거래소의 찰스 리 CEO(최고경영자)는 전날 후강퉁 시행을 하루 앞두고 실시한 마지막 시스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상하이 증권거래소도 이번 주말 마지막 시험을 마무리했다며 후강퉁 시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후강퉁이 시행되면 사실상 모든 외국인이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A주에 투자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인과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 등을 얻은 일부 외국인만 A주에 투자할 수 있었다.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 투자자도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인이 본토 이외의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거래 규모는 제한된다. 상하이 증시엔 하루 21억달러(약 2조3106억원), 총 490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고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서 하루 17억달러, 총 408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일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남아 있지만 후강퉁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불러 모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와 중국 기업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게 후강퉁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후강퉁 시행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2조달러어치의 주식에 베팅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조슈아 크랩 올드뮤추얼글로벌인베스터 아시아 증시 부문 책임자는 "후강퉁 효과가 중국 A주로 갈 것이라는 이들도 있고 홍콩 H주(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뭐든 중요하지 않다"며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이 더 많아졌다는 것은 더 많은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에 힘입어 한동안 글로벌 증시의 랠리에서 소외됐던 상하이 증시는 최근 강세장에 진입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4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후강퉁 시행 계획을 발표한 이후 18% 올랐다. 지난 1월 저점에 비하면 24% 넘게 상승했다. 보통 1년 저점에서 20% 이상 오르면 강세장이라고 한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후강퉁 발표 이후 5% 넘게 올랐다.

WSJ는 홍콩,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3대 증권거래소의 총 시가총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빼고는 세계 최대 수준이라며 홍콩과 상하이 증시를 하나로 묶는 후강퉁의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후강퉁이 '빅뱅'(Big Bang)이라고 불렸던 1980년대 영국의 자본시장개혁을 떠올리게 한다며 '빅뱅' 덕분에 영국 런던은 뉴욕과 세계 금융허브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강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는 거래시간이 다르고 결제 시스템 또한 제각각이다. 휴장일도 다르긴 마찬가지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의 부실한 공시제도와 회계기준을 우려한다. 스위스 은행 롬바르오디에의 아시아·태평양지역 CIO(최고투자책임자)인 장루이스 나카무라는 "중국 기업에 익숙한 이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우위에 설 것"이라며 "기회도 많겠지만 위험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지난 14일 후강퉁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한시적으로 물리지 않겠다고 발표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닉 로널즈 아시아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주식 부문 책임자는 "중국의 자본이득세 면제 방침은 후강퉁을 둘러싼 외국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를 해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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