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로 이광구 우리은행 개인고객담당 부행장이 급부상하면서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인 '서금회(서강금융인회)'가 주목받고 있다.
당초 우리은행 차기 행장으로는 우리은행 출신 인사 5~6명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6월 올해 말까지 매각이 예정돼 있던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반쪽짜리' 임기의 CEO(최고경영자)를 맡았다.
하지만 우리은행 매각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계열사 매각을 무리 없이 진행했고, 우리은행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여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갑자기 이광구 부행장이 떠오르면서 "드디어 '서금회'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서금회가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서강대(전자공학과) 출신이란 점 때문이다.
서금회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당시 후보)이 패하자 아쉬움을 가진 서강대 출신들이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금회는 2012년 대선에서 드러내놓고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좌장 격인 이덕훈 당시 프라이빗에쿼티펀드 회장이 캠프에 몸담았고 서강대 출신인 홍기택 당시 중앙대 교수가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현 정부가 들어서자 이덕훈 회장은 수출입은행장, 홍기택 교수는 KDB금융지주 회장이 됐고, 현재 금융권에는 정연대 코스콤 사장, 최근까지 국민은행장 권한 대행을 지낸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멤버로 있다.
금융권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권에서 고려대 출신들이 약진한 것처럼 이번엔 서강대 출신들이 욕심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에는 금융 당국도 겁을 낼 정도로 금융권을 휘어잡았던 '4대 천황(天皇)'이 있었다.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과 어윤대 KB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강 전 회장을 제외한 3명이 고려대 출신이었다. A은행 부행장은 "서금회 출신들이 MB 정부 시절 고대 출신들이 누렸던 특권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