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배구조 재편 돕고, 자사 이익 지표 개선카드 될 수 있어
삼성카드가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상감자란 회사가 자본금을 줄이고, 그만큼의 자본금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9월 말 현재 이익잉여금은 3조4천500억원에 이른다. 또 올해 이익 규모는 계열사 지분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6천5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거액을 내부에 유보하고, 추가로 경상수준인 3천억원의 배 이상에 달하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권에선 삼성카드의 유상감자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유상감자가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을 돕고, 삼성카드의 이익 지표를 개선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37.5%)와 삼성생명(34.4%)인데 궁극적으로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은 삼성생명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유동화자산을 고려하면 해당 물량을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이후 삼성카드가 유상감자를 단행하면 삼성생명은 지분정리와 계열분리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감자는 자본 규모가 지나치게 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은 삼성카드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ROE는 당기순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1조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단행하면 2015년 추정 ROE는 현재의 4.8%에서 5.6%로 높아진다. 유상감자 규모를 2조원으로 가정하면 8.7%, 3조5천억원으로 가정하면 10.1%로 상승한다. 같은 가정 하에 레버리지는 현재의 2.7배에서 3.1배, 3.8배, 5.7배로 각각 상승한다. 이는 당국의 규제 기준인 6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한편 삼성카드는 아직 유상감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익잉여금 등 내부 유보금을 줄이고 주주이익을 제고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유상감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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