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최근 원유스왑거래로 큰 손실을 입은SK트레이딩인터네셔널(SK Trading International, 이하 SKTI)과 자회사인 SK에너지인터네셔널(SK Energy International, 이하 SKEI)의 손실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관리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SK그룹은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손실 규모가 230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금융권은 최소 손실 규모가 700억원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KTI는 지난 4월부터 복수의 스왑뱅크와 타겟 리뎀션 스왑(Target Redemption Swap,TARS)을 체결했다. TARS는 유가 상승을 헤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으며, 유가가 일정 수준(Target)을 터치하면 낙아웃(Knock-out)돼 계약에 명시된 금액을 받는 구조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을 떠안는다.
SKTI는 대부분의 계약을 유가가 일정 부분 상승할 경우 낙아웃 되는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SK측은 TARS거래로 인한 손실액은 230억원이고 모든 파생 포지션을 정리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포지션에 대해 반대포지션을 취해 추가 손실을 제한해 손실 금액은 최대 3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장외파생 관계자들은 원유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 뒤늦게 반대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원유파생상품의 경우 현재 오픈된 포지션을 제한시키기 위해서는 반대 포지션을 구축해야 하지만 이미 원유 가격이 급락해 옵션프리미엄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손실을 막기 위해서 각각 거래에 대해 반대 거래를 체결해야 하지만 거래의 종류와 만기가 다양해 이를 모아서(Pooling)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SKTI가 향후에도 추가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싱가포르 법인인 SKEI는 TARS 외에 베리어스왑(Barrier Swap)으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TARS 거래로 입은 손실이 230억원일 경우 베리어스왑 손실까지 합산하면 손실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SKTI와 SKEI가 이번 스왑거래들로 인해 입은 손실이 7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SK측이 주장하는 금액인 230억원과 차이가 크다.
한편, SKEI는 SKTI의 싱가폴 법인이며, SKTI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해당 손실은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