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치자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치자
  • 장태평
  • 승인 2014.12.0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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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칼럼> 외계인이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 착륙해 지구를 탐사한다면, 당연히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모래만 있는 곳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들이 태평양 한 가운데 착륙해서 몇 일간 탐사한다면, 지구는 물만 있는 곳이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코끼리다리 만지기식이라고 한다. 사안의 일부를 보고 전체로 확대 판단하는 것이다.

  의사가 치료약을 선택할 때에도 여러 가지 조건을 함께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좋은 약을 처방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부작용을 고려해 치료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약을 선택할 수도 있다. 부작용은 체질이나 나이에 따라 다르고, 환자가 다른 병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 다른 병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초기에는 괜찮은데 약을 써 가면서 부작용이 점증되는 경우도 있다. 또는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알지만, 그 부작용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면서라도 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을 알지만 너무 비싸서 사용하지 못하는 수도 있다.

  우리가 정책을 결정할 때에도 치료약을 처방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오히려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은 우리의 질병 이상으로 복잡하고 예민해서, 치료약을 선택할 때보다 더욱 힘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고심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만일 우리 국민소득이 5만 달러 이상이 되어 나라 재정이 충분하다면, 전체에 대한 무상 급식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전체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교육재정이 어려워져 학교시설의 개보수나 교육자재의 현대화는 물론 수업의 다양화를 위한 예산 등 기본교육을 위한 예산을 충분히 지출할 수가 없게 된다고 하여 전체무상급식을 반대한다. 교육청들은 일부만 지원하느니 급식사업자체를 포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방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서로의 다른 생각을 충분히 토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는 토론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면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는다든가, 협의를 거부한다든가, 또는 다른 사안으로 발목을 잡는 등 후진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래서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최근 국회 등에서 정책결정을 하는 과정을 보면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아 참으로 실망스럽다. 모두 자기 입장에서 옳은 것을 마음껏 주장한다. 대개 옳은 주장이다. 그래서 자신이 옳기 때문에 상대는 그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옳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보거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결과 개인적인 또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전체로 일반화 하고, 현재 입장에서 죽기 살기로 투쟁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왜 그럴까? 어려서부터 그런 교육을 받지 않은 탓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암기식교육과 객관식 평가를 위주로 훈련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성을 높여주는 교육이 부족하다. 토론교육이 부족하고,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교육이 부족하다. 어떤 사안을 두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원인, 진행과정, 해결책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망라해 보고 토론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교육이 부족하다. 늘 외우기에 바쁘고 단답식으로 빠르게 즉답해야 하는 가운데, 상대방이라는 개념이 없고 사회성이 부족한 교육이 되었다. 그래서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나 크다.

  그렇게 성장해서 권한을 갖게 되면, 자기 생각 자기 방식이 우선하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여지가 없다. 힘없는 상대방에게는 거대한 바위만 될 뿐이다. 그런 결과 갑의 횡포가 나온다. 다양성이 커지고 융복합이 절실한 사회변화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규제개혁도 이루어질 수 없고 창조경제도 추진될 수 없다. 대기업 횡포나 중소기업 전문업종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 우리나라 교육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작은 일인 것 같으면서도 크고 기본적이고 출발점이 되는 것이 바로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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