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딜러가 환영하는 선물이 뭘까. 바로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키보드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채권 호가 등 정보를 보내기 위해서다.
증권가에서 텔레그램 인기가 여전하다.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검찰의 검열 논란이 불거진 뒤 텔레그램 주간 순방문자(UV)가 10월 중순 172만명으로 치솟았다가 지난달 초 113만명으로 감소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증권가는 ‘야후’ 메신저에 주로 의존했다. 장외시장에서 매매하는 경우가 많은 채권시장이 특히 그랬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기업 실적 유출, 채권 파킹 거래 등 관련 금융감독원이 운용사를 대상으로 야후 메신저 검사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사내에서 접속할 수 있는 메신저를 일부로 한정했다.
채권시장 관계자의 관심을 끈 메신저는 텔레그램이었다. 텔레그램은 서버에 담긴 정보가 해외에서 관리돼 금감원이 검사 나오더라도 메시지 기록을 볼 수 없다. 텔레그램은 모바일뿐 아니라 PC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사내 컴퓨터로의 접속이 막히자 스마트폰으로 채권 호가 등 정보를 보내고 매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된 것.
텔레그램에서 자주 이용되는 기능은 비밀대화다. 이 대화창에서는 내가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이 읽은 후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삭제할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없고 서버에 흔적도 남지 않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야후 메신저 등도 여전히 채권을 거래할 때 쓰고 있지만 텔레그램 비중이 늘었다”며 “비밀대화 기능은 채권 거래 대부분이 장외에서 이뤄지는 폐쇄적 특성에 딱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