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폭언에 '거짓 진술' 강요?
사표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폭언에 '거짓 진술' 강요?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4.12.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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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금주말 처벌여부 및 수위 결정.."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 진술도

 

직무에서 물러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10일 뒤늦게 부사장직까지 내려놨다. 발표이후 내내 '무늬만 사퇴했다'는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 부사장이 승무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새로운 의혹도 나왔다.

 

정부는 조 부사장의 사퇴에도 조사를 벌여 이번 주말쯤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조 부사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승무원뿐만 아니라 조 부사장과 항공기에 탑승한 일반 승객까지 조사대상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이광희 운항안전과장은 “승무원들을 조사했지만 회사의 입김 때문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승객 조사를 위한 대한항공의 협조를 구했다”며 “항공사가 승객의 동의를 구하면 11일 오후부터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 측의 거짓말’을 폭로했다.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던 제보자로부터 당시 비행기에서 조 부사장이 몹시 흥분해 승무원에게 욕설을 하고, 사무장에게도 ‘기장에게 연락해 당장 비행기를 세우라’고 고성을 질렀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기장과 협의 후 비행기를 세웠다’는 대한항공 측의 입장과 다를 뿐만 아니라 기장·승무원·사무장 모두 사측으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앞서 이번 사건이 보도된 직후 항공보안·운항안전 감독관을 대한항공에 파견해 기장과 사무장 등 10여명의 직원을 조사했지만 이들의 진술만으로는 사실을 규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공보안법 42조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같은 법 23조는 폭언·고성방가 등 소란행위와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논란이 된 조 부사장의 행위가 실제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그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이 자리를 유지한 채 업무에서만 빠졌다는 '반쪽 사퇴' 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이 발생한 지 3일만이다.

부사장에서 물러나 회사를 떠나지만, 등기이사 사퇴는 주주총회 의결이 필요해 당분간 그대로다. 또 호텔과 관광 관련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직 사퇴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혀, 역시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현아 부사장이 지난 5일 뉴욕(JFK) 공항에서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사건의 발단이 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너츠’ 서비스 과정에서, 당시 승무원이 한 서비스는 대한한공의 일등석 객실 서비스 매뉴얼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일등석(FR/CL) 웰컴 드링크 SVC(서비스) 시 제공하는 마카다미아 너츠 SVC 방법 변경’ 공지를 보면, 승무원은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 너츠를 포장 상태로 준비하여 보여준다(showing)”고 명시돼 있다. 이어 “마카다미아 너츠를 원하는 승객에게는 그릇에 담아 가져다드릴 것을 안내해 드린 후, 갤리(Galley)에서 버터볼(작은 그릇)에 담아 준비하여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아드린다”고 돼 있다. 웰컴 드링크 서비스는 비행기 이륙 전에 승객에게 하는 서비스다.

이 매뉴얼 변경이 공지된 것은 2012년이다. 변경 내용은 승객에게 ‘봉지째 마카다미아 너츠를 보여주라’고 한 부분은 그대로 두었다. 다만 그 뒤 원하는 승객에게 갖다줄 때 ‘봉지째 제공’하던 것을 ‘그릇에 담아 제공’하도록 바꾼 것이 전부다. 미주노선을 운항한 적이 있는 복수의 대한항공 승무원은 “지난 5일 뉴욕발 항공기 승무원이 봉지째 너츠를 갖다 보여줬다면 이런 매뉴얼에 어긋나지 않는다. 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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