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과 조현아
이부진과 조현아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4.12.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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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리턴' 사건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됐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땅콩리턴' 사건으로 인해 사회 고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택시기사 4억 원 선처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3월 80대 택시기사가 신라호텔 출입문을 들이받아 승객과 호텔 직원 등 4명이 다치고 회전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택시기사 홍 씨는 사고의 원인은 차량의 급발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급발진이 아닌 홍 씨의 운전 부주의를 원인으로 보고 사고 조사를 마쳤다.
 
홍 씨는 5000만 원 한도의 책임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4억 원이 넘는 금액을 호텔에 변상해야 했다. 이 사고로 5억 원 상당 수준의 피해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은 사고를 보고받은 후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에게 "택시 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 않다"며 "그의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홍 씨는 낡은 반지하 빌라에 홀로 거주하고 있었으며 변상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은 열악했다.이를 전해들은 이부진 사장은 피해를 사측이 해결하기로 하고 홍 씨를 상대로 한 4억 원 변상 신청을 취소했다.
 
반면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어떤가. 처음부터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고 버티다가 화를 키웠다는 평가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대응으로 선명한 대조를 이룬 사례가 있다. 역시 이부진사장이 경영하는 신라호텔의 사례다. 지난 2011년에 있었던, 신라호텔의 '한복 문전박대' 사건이다. 우리 전통의상을 입고 신라호텔 식당에 들어서던 한복디자이너가 입장을 거부당한 일이었다. 한복의 부피감이 주변을 방해할 수 있어서 위험하다는 이유였다. 우리 전통한복이 출입금지 대상이라는 호텔 측의 설명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신라호텔에 기모노를 입은 사람이 드나드는 사진까지 올라오면서 민족감정이 자극되기도 했다. 신라호텔 측은 즉시 사과문을 게재하고 여론 진화에 나섰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직접 한복디자이너를 찾아가 사과했다. 신라호텔의 규정 자체가 문제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성난 여론은 곧 수그러들었다. 물론 '땅콩회항' 사건은 신라호텔의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본인이 공분의 대상이 되 가운데 형사 처벌의 대상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더욱 빠르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여론 대응이 필요했지만, 대한항공은 잘못을 감싸고 거짓말을 하는데 급급했다.
 
잘못을 아랫사람 탓으로 돌리는 사과문과 뒤늦은 인사조치, 국토부 소환 거부 등 악수를 거듭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여론은 더 악화됐고, 조 전 부사장 개인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 '땅콩회항' 사건은 이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고 있다. 이 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똑같이 재벌가의 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면에서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리턴'사건은 한진그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재벌가에 깊은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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