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이 재기했다. 16일 단행된 교보생명 연말 임원 인사에서 고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어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보험사업총괄담당 직책을 맡았다. 종전모다 업무영역이 더 넓어진 셈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7명의 경영임원이 신규 선임(상무)되고, 임기가 만료된 5명이 퇴임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고 부회장이 총괄조정담당에서 보험사업총괄담당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해 눈길을 끌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총괄조정 담당은 회사 전반에 대해 챙기는 반면, 보험사업총괄담당의 경우 보험사업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라며 "고 부회장은 향후 마케팅, 전략, 채널 등 보험사업쪽을 전반적으로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고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부회장으로 승진해 신창재 회장의 자문 위치에 있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전략채널, 마케팅, 설계사 채널 등 보험영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이 고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고 부회장이 1944년생이라는 점, 불과 1개월 여 전에 생보협회장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조만간 일선에서 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특히 신용길 교보생명 전 사장과 막판까지 협회장 후보명단에 오르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삼성생명 출신 이수창 회장이 선임됐지만 교보생명 출신끼리 경쟁한 셈이다. 현직 임원이 협회장에 도전한 것은 고 부회장이 유일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고 부회장을 신임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고 부회장은 2012년 화재보험협회 회장 임기를 4개월 남기고 교보생명 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