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귀는 당나귀의 귀'...서금회에 '모르쇠' 일관
'이광구 우리은행장 귀는 당나귀의 귀'...서금회에 '모르쇠' 일관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4.12.3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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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서 금융계 석권.."서금회가 식사모임" 주장에 네티즌 비난 폭주

 

이광구 신임 우리은행장은 30일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가 1년에 한 두차례 식사를 함께 친목단체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우리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은행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은행장은 당초 이순우 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이순우 행장이 돌연 사퇴한 뒤  이광구 행장이 새 행장에 선임되자 때아닌 '신(新)관치금융' 논란이 빚어졌다. 서금회 인사들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속속 선임되는 데는 대통령과의 동문 관계가 크게 작용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이 이광구 행장의 선임을 위해 물밑 작업을 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이 행장은 "서금회는 단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친목 모임으로 그저 식사나 같이 하는 수준"이라며 "일년에 한 번 참석할까 말까한 자리인데 지난해에는 참석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자신의 행장 선임에 서금회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행장은 정치권 인사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한 식사자리에서 (언급됐던) 정치권 인사의 전화번호가 내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지 아닌지 내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그분과는 일면식도 없고,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공개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2014년은 유난히도 '신관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한 해였다. 연임이 유력시되던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물러난 뒤 후임으로 이광구 부행장이 선임되면서 이 논란은 한층 가열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졸업한 이 부행장의 행장 선임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서금회는 현 정부 들어 급부상하고 있다. 가히 '욱일승천'의 기세다. 지난 3월 수출입은행장에 선임된 이덕훈 행장에 이어 정연대 코스콤 사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이 모두 서금회 멤버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행장, 감사가 모두 서강대 출신이다. 임기 초반에 임명된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까지 포함하면 금융권의 서강대 인맥은 차고 넘친다. 여기에 우리은행장마저 이 부행장이 차지했다. 서금회와 서강대는 이명박정부 시절 금융권을 좌지우지한 고대 출신 '4대 천왕' 못지 않게 금융계를 호령하게 됐다.
 
얼마 전 <이코노미조선>은 모바일 리서치 기업 ‘두잇서베이’와 함께 서금회 논란으로 대표되는 '관치(官治)금융' 논란에 대해 일반인들의 의견을 물었다.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주요 금융기관 수장으로 선임되는 것에 대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적절하지 않다’(57.7%)고 대답해 ‘문제가 없다’(11.7%)는 의견을 크게 앞섰다. 연령대별로는 40대(63.8)가 가장 많이 반대 의견을 표시했으며,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박근혜정부의 금융권 인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10명 중 3명이 지난 이명박정부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30.3%)이라고 대답한 가운데, ‘약간 나빠졌다’(16.6%)와 ‘매우 나빠졌다’(27.4%)를 합친 부정적인 의견이 ‘매우 투명해졌다’(2.1%)와 ‘약간 좋아졌다’(7.3%) 등 긍정적인 의견보다 앞서, 일련의 인사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높게 나타났다. 서금회와 관치금융 간 연관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연관성이 있다’(60.1%)는 의견이 ‘연관성이 없다’(10.1%)를 앞섰다.
 
그렇다면 서금회 논란은 또 다른 '관치금융'의 연장선이다. 금융당국은 특정학교 출신의 사조직이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된다. 그것은 금융 차원을 넘어 박근혜 정부를 흠집 내는 일이다. 지금 세간에서 서금회가 식사모임이라는 이광구 행장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듣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행장 혼자서만 아니라고 우기는 꼴이다. 신라시대 경문왕 때 고사처럼 마치 힘없는 서민들이 숲속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의 귀'라고 외치는 꼴이다.
 
인터넷에서 이행장의 서금회 관련 해명을 전하는 기사의 밑에 달린 댓글은 온통 그를 육두문자로 난도질하고 도배질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장을 얼마라도 제대로 하려면 이 행장은 이 댓글들이라도 제대로 꼼꼼히 읽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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