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5000억 '꼼수' 유상증자 논란..."조양호 회장 부담은 '단돈 2억'뿐"
대한항공 5000억 '꼼수' 유상증자 논란..."조양호 회장 부담은 '단돈 2억'뿐"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5.01.08 14:5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개월 전 한진칼과 주식교환 '빈축'...유상증자 전 지분 미리 교환은 ‘얌체증자’ 지적

 

'땅콩회항' 파동 속에서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증자를 단행하기로 했으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부담해야하는 금액은 10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11월 보유중인 대한항공 주식을 한진칼 주식으로 모두 바꾼 까닭이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하면서 유상증자 전에 자신들의 지분을 미리 교환한 것은 ‘얌체증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재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해 8월 대한항공을 지주회사(한진칼)와 사업회사(대한항공)로 인적분할한 후, 지난 10월15일부터 11월5일까지 20여 일 동안 오너 일가의 대한항공 지분과 한진칼 신주를 교환했다. 이에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은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을 26.14%로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한진칼의 ‘대한항공’에 대한 지분율은 종전의 6.76%에서 32.24%로 확대되며 ‘조 회장 외 오너일가→한진칼→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더 튼튼하게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경영에 대한 책임을 오너일가가 함께 안겠다는 의미인데, 지분 이동으로 오너 일가가 부담하게되는 금액은 전체 5000억 중 0.2%에 불과하다”며 “책임 회피에 대한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도 오너 일가가 물러선 이유에 대해 승계 자금에 대한 재무부담이 큰 몫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 직함을 단 것이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계구도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막대한 승계 자금 마련이다. 조 회장의 한진칼 15.49%(821만4935주)의 지분가치는 7일 종가 기준(31350원) 약 2575억원으로, 지분 상속·증여시 약 1283억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여기에 조 회장이 순환 출자의 핵심 계열사인 정석기업(27.2%)에 보유한 1000억원대 지분가치를 더하면 3세들의 증여세 부담은 가중된다. 이 외에 조 회장은 (주)한진 6.9%, 토파스여행정보 0.7%, 한진정보통신 0.7% 등을 보유하고 있다.

3세들은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 담보 대출이나 계열사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2012년 5월 조 회장으로부터 대한항공 주식 6.84%를 증여받은 후 지난해 11월 세금을 나눠 내는 연부연납에 대한 담보를 진행했다. 이는 300억~400억원대에 이르는 증여세 해결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은 지난 8월 출자전환의 핵심기업인 정석기업에 각각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전량 매도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주식 매도로 각자 59억37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