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관피아' 낙하산 막히자 임원 승진 꺼려
금감원, '관피아' 낙하산 막히자 임원 승진 꺼려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5.01.13 16:3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원 승진보다 '정년 채우기' 희망.. 다음 달 조직개편도 차질 불가피

 
"(저는) 임원승진에 별로 생각이 없습니다."

달라진 금감원 인사풍속도-.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로가 막힌 금융감독원 국장들이 임원 승진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임원승진보다는 정년을 채우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금감원 임원인사가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진웅섭 금감원장이 부원장보 승진 후보자로 선정한 국장들에게 정보공개 동의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 국장들이 임원 승진을 희망하지 않는다며 정보공개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는 진풍경이 빈번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퇴직 후 금융회사 감사나 금융협회 부회장 등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되면서, 임기 보장이 안되는 임원 승진을 희망하는 국장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사권자인 진 원장 입장에서는 한시가 급한 임원 인사에 뜸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원장 취임 후 실시되는 첫 번째 임원 인사가 파행 조짐을 보이면서, 다음 달 예정된 조직개편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유력한 임원 승진 후보자 상당 수가 고사하면서 인사폭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이처럼 금감원 임원 인사가 파행으로 치닫고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우선 부원장보 이상 금감원 임원은 규정상으로는 3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하지만 사실상 매년 평가해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보통 1년짜리, 길어야 2년짜리 자리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또 부원장보가 본부장을 맡았던 과거와는 달리 독립적인 의사결정권과 인사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국장급 이하 부하직원에 대한 장악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도 문제다.
 
힘없는 자리에서 1~2년 일 하다가 그만 둘 바에야 차라리 정년까지 조직에 남기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감원 부원장보 정도를 하면 갈 자리가 확실히 보장돼 임원 승진에 대한 욕구가 강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일부 국장들 외에는 차라리 연구위원을 하더라도 정년까지 다니는 걸 희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의 관계가 예전처럼 부드럽지 않다는 점도 임원 승진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전직 금감원 임원은 "부원장보부터는 금융위와 협의할 일들이 많은데, 협의 대상이 국장급에서 과장급 이하로 낮아졌고 그나마 주도권도 금융위로 넘어간 만큼(검사 및 제재 권한 일부 회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