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울화통'-신용카드 연말정산 다시 할 사람 290만명
'13월의 울화통'-신용카드 연말정산 다시 할 사람 290만명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5.01.2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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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이어 삼성·하나·신한도 오류..대중교통 사용분 누락

 

지난 해 초 대규모 신용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신용카드사들이 이번엔 국세청에 보낸 연말정산 자료에서 오류가 속출하고 있다. 26일까지 집계된 것만 약 290만명에 금액은 1600억여원에 이른다.

결국 당초 자료로 연말정산 증빙을 한 납세자는 자신의 사용액이 혹시 누락되지 않았는지 다시 챙겨봐야 한다. '13월의 울화통'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셈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대중교통 사용분을 일반 사용분으로 잘못 분류한 BC카드에 이어 삼성·하나·신한카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에서는 48만명 174억원이, 하나카드는 52만명 172억원의 대중교통 사용액이 일반 사용분에 합쳐졌다. 일반 사용분은 공제율이 15%지만 대중교통 사용분은 30%로 더 높고 추가 한도도 있다. 당사자의 환급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BC카드는 170여만명, 650억여원의 대중교통비 사용분이 누락돼 정정한다고 밝혔다. 다른 형태의 오류도 발견됐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SK텔레콤에서 포인트연계 할부 서비스(폰세이브) 방식으로 단말기를 산 금액이 국세청 통보 자료에서 누락됐다.
 
단말기 구매액이 통신요금에 반영되면서 소득공제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정정 대상자가 12만명에 금액은 416억원이다. 2013년분도 6만7000명에 219억원이 누락됐다. 또 신한카드는 640여명의 전통시장 사용분 2400만원을 일반 사용분으로 잘못 분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연말정산과 관련해 잘못 분류되거나 누락된 카드 사용금액은 총 1631억원, 관련 고객은 288만7000명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BC카드의 사례가 나온 이후 다른 카드사도 자체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됐다"며 "카드사가 국세청에 관련 자료를 보내는 건 행정협조 차원의 일이라 이번 일을 문제삼아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대상 고객에게 오류 사실을 알리고 정정한 자료를 국세청에 보낼 계획이다. 문제는 대부분 직장에서 이미 연말정산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는 것이다. 누락된 사용분을 반영해 환급을 더 받기 위해선 증빙서류를 다시 발급받아 신청서를 다시 접수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대부분 더 받게 될 금액이 수백~수천원 수준이다. 직장인으로선 정정 신고를 하자니 노력에 비해 더 돌려받는 돈이 터무니없이 적고, 놔두자니 찜찜하다. 한마디로 '계륵'이다.
 
이처럼 오류가 속출하고 납세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는 카드사 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공제 제도가 워낙 복잡해진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이 늘어날 때마다 세제에 맞춰 일반, 전통시장, 대중교통 등으로 분류하는데 주소나 상호를 보고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오류가 생길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복잡한 신용카드 공제는 이번 연말정산 과정에서 직장인의 불만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근본 원인은 세제개편 때마다 반복된 '땜질처방'이다. 2000년 시작한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그간 6차례 일몰기한이 연장되면서 수차례 공제율과 기준이 변경됐다. 현금영수증 소득공제가 추가되고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분도 추가 공제대상이 됐다. 반면 공제를 받기 위한 문턱은 높아졌다. 도입 당시에는 신용카드·직불카드 등의 사용액이 총급여의 15%를 초과하면 대상자가 됐지만 이제는 25%를 넘겨야 한다.
 
정부로서도 신용카드 공제는 계륵이다. 1999년 도입 당시 밝힌 취지는 세원 투명성 확보와 소비 진작이었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대중화하면서 갈수록 세원 투명화의 효과는 줄어드는 반면 환급액과 납세에 들어가는 비용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가 축소와 폐지를 추진했던 이유다. 하지만 '직장인의 정서'를 우려한 정치권의 벽에 부딪치면서 지금까지 여섯차례 일몰 기한이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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