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삼성공장의 백혈명 사망사고가 언제 그칠 것인가.
삼성전자 LCD사업부 천안공장에서 일했던 23세의 젊은 노동자가 또 혈액암으로 숨졌다. 이 공장에서 일하다 혈액암에 걸린 노동자는 확인된 사람만 8명에 달해 삼성전자 LCD천안공장도 ‘죽음의 공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 진단을 받은 조 아무개(23)씨가 지난 10일 투병 중 사망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10년 7월에 입사한 조 씨는 천안공장의 대형 LCD 패널 불량검사 공정에서 3년 남짓 근무했다. 그는 LCD 패널이 완성되면 액체가 묻어나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파악한 후 특수용액으로 닦는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이 공장에서 근무한지 3년쯤 된 2013년부터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걸핏하면 감기몸살과 고열·피부발진으로 고생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병세가 심해진 조씨는 더 이상 근무가 어려워 휴직을 신청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조씨는 2014년 10월 부산대학교병원에서 HLH 확진을 받은 항암치료 후 골수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했다.
HLH는 소아청소년기에서 주로 발병하는 희귀 혈액질환으로 진행이 빨라 곧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전문가그룹도 형성돼 있지 않은 상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HLH는 면역력 저하와 감염 등의 이유로 발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조씨가 근무 중 과로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돼 HLH가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반올림 활동가 이종란 공인노무사는 “LCD공장에서 근무한 노동자들에게 백혈병과 각종 암이 반복해서 발생했지만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정에서 쓰이는) 유해요인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LCD공장에서 직업병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제라도 정부에서 역학조사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현재까지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근무한 노동자 중 혈액암(백혈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노동자는 조씨를 포함해 8명이다. 이 밖에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근무한 노동자 10명은 백혈병·뇌종양·다발성경화증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