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3·3·3 자본정책' 수정 발표···"해외진출은 핑계,다른 속셈 있는 듯"
삼성그룹의 양대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삼성 측은 "해외 진출을 위한 자본정책 변화"라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의 주주환원 축소 의도에 의구심을 표시한다. 삼성이 주주환원 정책을 사실상 축소하겠다고 밝힌 까닭이다.
17일 오후 2시1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화재는 전일대비 9.74% 하락한 26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주주환원 정책 축소에 실망한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는 탓이다.
전일 삼성화재는 실적 발표와 함께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을 위해 기존의 3·3·3 자본정책 (순이익의 1/3 배당, 1/3 자사주 매입, 1/3 유보)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자본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정책이 순이익의 2/3을 주주환원(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던 모범적 정책이었던만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변화 예고에 시장은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삼성생명도 기존 자본정책에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삼성화재와 마찬가지로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성 제고를 이유로 밝혔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높은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 기대치가 낮아지며 13일 삼성생명 주가는 7.59% 급락했다. 삼성화재의 2014년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은 375.1%로 국내 손해보험사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즉 자본건전성은 주주환원 정책 축소의 이유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재원 확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특히 지난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배당장려책을 제시한 뒤 주주환원이 강화되는 시대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와중에 삼성그룹의 두 보험사가 이에 역행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계속 고배당을 지급할 것처럼 밝혔다. 그러나 해외진출은 핑계로 보이며 주가를 하락시킬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증권계는 분석한다.
한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도 이번 두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축소를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오너 일가의 삼성생명 지분 확보를 위한 주가 하락, 또는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확보를 위한 주가 하락 등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주가를 급락시킬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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