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른바 ‘한국형 스튜어드 십 코드(Stewardship code)’로 불리는 이번 방안을 통해 잘못된 기업 총수의 의사결정이나 금융지주사 경영진 간 불화가 생길 경우 의사결정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할 방침이다. 스튜어드 십 코드는 영국이 2010년 도입한 제도로 기관투자자가 배당이나 시세 등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행동지침이다. TF는 현재 영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등 해외의 스튜어드 십 코드 도입사례를 중점 분석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주목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미 주주로서 기업 의사결정에 입김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태다. 2014년 말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266개사. 대부분이 국내 대기업과 주요 금융지주사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엔씨소프트는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현재 국민연금의 지분과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지분을 더하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넥슨의 지분을 넘어선다. 올 초 지주회사로 변신한 한솔그룹도 국민연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테크닉스의 2대 주주다. KB· 신한· 하나금융 등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강화되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이 방안에 따르면 일단 가이드라인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기관투자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전체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기관투자협의회’를 설립하고 매년 ‘연간보고서’ 발행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참여한 기관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기관투자자의 범위도 상장사 공시기준인 지분 5% 이상 보유 투자자로 제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TF관계자는 “지분 5% 미만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협의체 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분 5% 미만 투자자까지 가이드라인을 확대 적용하게 되면 군인공제회· 새마을 금고 등 주요 연기금과 대형 보험사까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