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00원으로…유통물량 확대에 적대적 M&A 방어효과까지 노린 듯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돌연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본사 매출 확대를 위해 기존 대리점 방문판매원 3400여명을 다른 영업점에 마음대로 이동시켰다가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던 곳이다.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유통주식을 늘리기 위해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액면 분할은 자본금 증자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떨어뜨려서 총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다만, 기업가치의 변화는 없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500원짜리로 분할하면 주식 수가 10배로 늘어나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주식 액면분할 안건은 오는 2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상정될 예정이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오는 5월 8일로, 액면 분할 대상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다
아모레퍼시픽측은 “유통 주식수 확대로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며 “이 경우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늘어나고,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 대한 유동성· 환금성도 확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적대적 M&A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아모레그룹측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몇개월 전만 해도 액면분할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아모레퍼시픽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 '유통물량 확대'라는 공개된 설명 만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물론, 아모레그룹측은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한다.
한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달 24일 장중 한때 주당 300만원 선을 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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