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최측근 '왕당파' 인사들을 현대중공업그룹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한 데 대한 비판이 일자 돌연 문제가 된 후보들을 모두 교체했다.
현대중공업은 18일 사외이사 후보를 송기영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 고문변호사에서 유국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변경한다고 밝혔다.새로 사외이사 후보가 된 유국현 변호사는 수원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유 변호사는 아주캐피탈 사외이사다.
현대미포조선 사외이사 후보인 이수희 변호사도 노환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로 교체됐다.이 변호사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정몽준 전 의원의 최측근에서 손발을 맞췄던 인사에게 어떻게 독립적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노환균 변호사는 대구고검 검사장과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이에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7일 “현대중공업이 오는 27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송기영 변호사를 선임한다”며 "송 변호사는 정몽준의 특수관계인 지위에 있었고 법으로 정한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에 배치되는 인사"라고 주장했다.
▲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
경제개혁연대는 "상법과 시행령에 따라 상장회사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해당 회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며 "또 최대주주가 임원의 임면 등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법인과 그 이사·감사는 특수관계인에 해당된다"고 말했다.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정 전 의원이고 아산나눔재단과 그 이사·감사는 정 전 의원의 특수관계인이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 해 영업손실이 3조원대에 이르는 등 위기론이 일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대주주인 정몽구 전의원의 조카회사 ‘일감 몰아주기’의혹이 파문을 낳고 있다. 정주영 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셋째 아들인 정대선 사장의 회사에 대한 과도한 지원이 문제다. 작은 아버지가 친조카에게 '특혜'를 베풀었다는 의혹이다.
정대선 사장은 정몽준 전 의원의 정치 후계자로 세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조카 정대선 사장의 현대BS&C는 범 현대가로부터 일감을 수주 받아 급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급성장한 현대BS&C 매출의 상당부분이 현대중공업 그룹에서 수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