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전쟁', '자존심 승부'로
삼성·LG '세탁기 전쟁', '자존심 승부'로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5.03.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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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연속 세계 1위(LG)' VS '美 평가기관 최고 제품(삼성)' 맞서

 

지난 해 독일에서 벌어진 세탁기 파손 사건을 놓고 법정 다툼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의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고 강조하자 25일 LG전자가 7년 연속 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다시 삼성전자가 미국 소비자 평가기관 '컨슈머 리포트'의 세탁기 부문 평가에서 4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히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6일 삼성전자는 미국 컨슈머리포트를 인용, 삼성전자의 대용량 전자동세탁기(WA48H7400AP)가 총점 기준 1위에 올랐다고 공개했다. 총점은 75점으로 경쟁사 월풀, 메이텍 등은 69~73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드럼세탁기, 전기건조기, 가스건조기에 이어 자동세탁기까지 컨슈머리포트의 세탁 가전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LG전자가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세계 세탁기 브랜드별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세계 1위에 오른 후 지난해까지 7년째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공격적인 성격이 짙다.

LG전자가 세계 1위라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품질은 삼성이 뛰어나다는 역설로 해석된다. 삼성은 '7년 연속 세계 세탁기 시장 1위'라는 LG측의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백색가전의 경우 유통 구조 자체가 복잡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중 명확하게 시장규모를 제시하는 곳이 없어 '세계 시장 1위'라는 타이틀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LG전자는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GfK, 스티븐슨, CAMA, AHAM, NPD 등 5개 시장조사업체의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59개국에서의 가전 브랜드별 매출을 산출한 뒤 이를 더해 시장점유율 자료를 직접 만들었다. LG전자 관계자는 "GfK를 비롯한 5개 시장조사업체의 59개국 매출 자료를 기반으로 이를 브랜드별로 더한 뒤 백분율 해 시장점유율을 산출해 냈다"면서 "59개국 외의 데이터는 세계 시장 점유율 산출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신뢰도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5개 시장조사업체의 브랜드별 매출 및 점유율 산정 기준이 조금씩 다르고 지역별로 편차도 높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LG전자도 명쾌하게 설명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LG전자가 7년 연속 세계 세탁기 시장 1위라는 주장을 펼치는 배경에는 '세탁기만큼은 삼성에게 질 수 없다'는 LG전자의 자존심 때문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GfK의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2013년 1% 미만에서 2014년 15%까지 상승했다고 밝힌 점이 LG전자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특히 '세탁기 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세탁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소송에 연루되며 불명예를 얻게 됐고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맹추격에 나서자 이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태세다. LG전자가 세탁기 파손의 이유로 제품의 내구성을 지적한 만큼 제품에 대한 각종 평가들을 근거로 내세우며 반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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