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회장 측근, 유서내용 일부 공개 "억울함? 검찰수사를 말한 것"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성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준호 전 경남기업 홍보임원이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박 전 임원은 9일 오후 9시쯤 삼성서울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서에 '억울하다'는 등 결백함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박 전 임원은 A4 1장 분량의 유언장 내용 대부분이 두 자제 등 가족에 대한 미안함에 관한 것이라면서도 억울함의 대상을 묻는 질문에 "검찰수사에 대해 억울하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청와대나 특정인물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오전 6시30분쯤 자신의 비서 2명에게 각각 1차례씩 전화통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임원은 "비서단이 당시 전화를 못 받아서 다시 '리턴콜'을 했는데 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유언장에는 성 전 회장이 진행하던 장학재단을 가족들이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현재까지 2만500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300여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임원은 "자원개발과 관련 정부예산을 유용한 것처럼 알려져 성 전회장이 학생들에게 가슴 아파했다"며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나에게도 수차례 말했다"고 말했다.
박 전 임원은 "성 전 회장은 누구보다 검소하고 깨끗하게 사셨던 분"이라며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심적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성 전 회장은 생전 말씀처럼 자원개발 융자금 관련해 회사는 어떤 횡령이나 유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 시신은 오는 10일 오전 7시쯤 서산의료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또 장례는 서산장학재단장으로 엄수되며 발인은 오는 13일 진행될 계획이다.
한편 9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후 3시32분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 300m 지점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가 켜있는 상태였고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이날 오전 11시3분쯤 평창동 금강빌라에서 정토사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파악돼 한때 성 전 회장이 살아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해외자원개발 융자 사기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었다. 검찰은 지난 6일 성 전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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