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망설' 이건희 회장..말없는 삼성의 소통부재 책임
또 '사망설' 이건희 회장..말없는 삼성의 소통부재 책임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5.04.1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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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발표했으니 그대로 믿어라"?..회장 건강상태 이제는 솔직히 밝혀야

 

일반적으로 재벌그룹 회장의 안위는 그룹주가와 직결돼 있다. 보통 회장이 사망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법이다. 예컨대 워렌버핏이 죽으면 버크셔 헤서웨이 주가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글로벌 기업 삼성그룹은 전혀 다르다.

15일 점심시간 직후부터 온라인 메신저 상에는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유포되면서 삼성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이날 오후 온라인상에 또 다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망설'이 나돌면서 삼성그룹 주력기업의 주가는 요동을 쳤다. 지난해 5월 이후 8월까지 사망설이 크게 유포됐던 4일 중 3일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호텔신라의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이날은 삼성의 지배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에스디에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았다. 제일모직은 9.96% 오른 15만4500원, 삼성에스디에스는 5.27% 오른 26만950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소문이 한창 퍼졌던 오후 2시 직후에는 상한가까지 치솟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사망설에 주가는 거꾸로 급등을 한 것이다. 그이 신상에 변동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와병이 장기화하면서 아들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구도가 이미 짜여졌다는 점에서 삼성 주가가 하락할 요인은 이미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황태자 이재용의 '화려한 대관식' 만이 남은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왜 시장에 불필요한 루머가 퍼지는지, 어떤 이유로 이런 루머를 퍼트리는지 알 수 없다"며 "이 회장의 건강은 이전 상태에서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투병에 들어간 뒤 이른바 '이건희 사망설'은 끊이지 않았다. 5월 중순에는 '사망했다'는 한 온라인 매체의 허무맹랑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8월에는 한 달간에만 몇 번이나 사망설이 대규모로 퍼졌다. 내용도 항상 비슷하다. '언론사들이 사망기사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공식적인 장례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삼성 수뇌부들이 삼성서울병원에 집결했다'는 식의 루머다. 기자들도 매번 모르는 이야기다. 삼성 최고위 임원들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는데도, 그때마다 이런 소문은 엄청나게 빛의 속도로 번져나간다.
 
금융당국도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날 "루머의 진원지를 파악하고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됐는지, 부당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보다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거래소와 공조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반복되는 사망설로 선량한 투자자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시장 감시 기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복되는 이 같은 루머에 대해 작전세력의 개입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것이다.지금 국내 증시는 가까스로 박스권을 탈출해 활황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작전세력 개입설 등 근거없는 주장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삼성그룹 관련 주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방침이다. 증시회복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다음 달이면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지 1년이 된다. 그의 병세에 관심이 커진데다, 최근 '성완종 리스트' 등으로 시장이 루머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시가총액 20조원을 넘는 대형주가 루머에 상한가까지 오르는 상황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더구나 '사망설'은 반복되는 악성 루머가 아닌가.시장 혼란 방지 뿐만 아니라 생명 존중의 관점에서도 이같은 루머는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이자 어떤 상황에서라도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생명을 놓고, 반복적으로 루머를 만드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루머가 반복되는 배경을 놓고 삼성측 책임이 적지는 않다. 삼성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나돌고 있는 또 한번의 소문일 뿐”이라면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이날 오전 열린 삼성그룹 브리핑에서도 삼성측은 이 회장의 병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씀드릴 변화가 있으면 브리핑을 통해 밝히겠다”면서 이 회장의 상태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이 회장의 용태에 관한 발표는 그룹관계자들의 말 뿐이었다. 이 회장이 의식을 회복, 재활치료를 한다고 발표만 했을 뿐 한번도 언론과 만나거나 그 사진을 공개한 일도 없었다. “삼성이 발표했으니 그대로 믿어라” 온통 이런 식이었다.
 
우리나라 속담 가운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말이 있다.  혹시라도 뭔가 이상한 증세나 조짐이 있으니 사망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지속되는 것은 아닐까. 이날도 삼성측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큰 변화가 없으며 삼성그룹 관련주 등 대형주를 대상으로 작전을 펴는 세력이 이 회장 건강 관련 루머를 퍼트린 게 아니겠느냐"면서 그저 ‘작전세력’ 탓을 하는데 그쳤다. 삼성은 이 회장은 물론 그룹의 앞날을 위해서도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외국 의료진이라도 불러서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만인 앞에 솔직하고 공정하게 발표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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