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규제, SKC&C 합병으로 '실효성' 상실
'일감몰아주기' 규제, SKC&C 합병으로 '실효성' 상실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5.04.2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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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규제기준인 총수일가 상장사 지분율 30%를 20%로 낮춰야"

 

SKC&C와 SK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결정하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의 실효성 논란이 불붙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관련 규제를 대부분 빠져 나가 시행취지가 무색해진 탓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총수일가 상장사 지분율 30%를 20%로 낮추는 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논평을 내고 “SK그룹의 합병으로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의 허점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SKC&C와 SK는 이날 각각 이사회에서 두 회사 통합을 결정했다.

SKC&C는 최태원(사진) 회장이 32.92%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SK그룹 내 계열사들의 전폭적 지원으로 성장한 회사다. SKC&C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었는데 SK 합병으로 최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이 규제기준인 30%에 근접해 규제를 피해갈 공산이 커졌다.
 
김 의원은 “SKC&C가 합병으로 지주회사가 되면 최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일감몰아주기 과세규정을 더 이상 적용받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시행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은 총수와 친족 등 오너 일가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 비중이 12% 이상이거나 200억 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대주주는 3년 이상 징역형이나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또 수혜를 입은 기업은 3년 평균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도 부과 받는다. 이 제도는 대기업 오너 일가가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2월14일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 개정돼 시행됐다. 이 법은 1년여 동안의 유예기간을 거치는 동안 국내 재벌기업들은 합병 등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식으로 규제망을 빠져나갔다.
 
삼성그룹은 규제대상이었던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의 경우 패션사업부를 제일모직에 넘기고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으로 이관했다. 식자재 공급사업도 분사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보유주식 매각을 통해 규제기준보다 0.01% 낮은 29.99%까지 지분을 낮췄다.
 
LG그룹의 LG상사는 지난 1월 범한판토스 지분 51%를 인수했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일가 지분이 97%나 되는 회사로 LG전자 등 계열사들의 해외물류를 담당하며 연매출이 2조 원이 넘는다. 이 회사는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60% 이상인데도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를 넘지 않아 공정거래법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김 의원은 “당초 규제 대상이 187개사라고 발표했으나 실제로 시행령 마련 과정에 요건 부합 기업이 작년 기준 107개로 줄었다”며 “입법 이후에 28개사가 규제를 빠져나가 사실상 규제 대상은 79개사로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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