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시녀'로 전락한 신한은행
금감원 '시녀'로 전락한 신한은행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5.04.2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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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특혜과정서 금감원 '외압' 굴복, 은행생명 '대출권' 포기

 
신한은행의 주인은 금감원인가 아니면 주주들인가?

신한은행이 경남기업에 대한 특혜 대출과정서 금감원 '외압'에 굴복, 은행의 생명인 '대출권' 포기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1761억원 대규모 부실을 떠안게 돼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부실책임은 누가 지며 앞으로도 비슷한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면 신한은행은 그저 계속해서 금감원의 '시녀'로 전락할 셈인가.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금융감독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금감원이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에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적발했다. 문제는 신한은행 경영진의 배임여부다. 경남기업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무상감자 없이 출자전환하면서 결과적으로 성 전 회장은 158억원 상당의 특혜를 받았고, 반대로 채권단은 110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결국 신한은행이 '관치금융'의 위압으로 경남기업에 대한 대출결정에 있어 자기의사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은 사실상 은행의 주요업무로 생명이나 다름없는 '대출권'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주채권은행의 대출결정권을 탈취하는 관치금융의 극치를 드러낸 셈이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주인이 금감원인지 재일동포를 비롯한 일반 주주들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됐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은행의 중요결정을 금감원이 좌지우지 하는 것을 보면 주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법도 하다. 신한은행은 왜 이를 뿌리칠 수 없었을까. 금감원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는 '자리'를 내놓야 할 위험에 놓이게 되는 것이 우리 금융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사실 금융당국은 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목'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감원이 금융질서를 확립한다는 명분아래 신한은행 내부 곳곳을 뒤지면 최고경영진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번 금감원의 신한은행 외압과 그 후 들이닥친 종합검사는 그 전형인 지도 모른다는 평가다. 금감원이 모든 일은 다 벌려놓고 면피할 속셈으로 신한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에 아직도 '관치금융'이 건재함을 보여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관치금융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금감원은 여전이 금융사들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금 드러났다. 금감원이 금융질서를 바로잡는 것보다 관치금융으로 오히려 금융을 망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부당한 특헤대출은 결과적으로 거액의 은행부실로 되돌아온다. 이번 경남기업 사태에 따른 신한은행의 익스포저(위험노출 채권액)는 1761억원으로 은행권에서 두 번 째로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구조조정에서 금감원의 외압을 따르는 바람에 자신은 물론 관련 채권은행들도 거액의 부실을 안게 될 처지다. 대규모 부실은 주주가치의 훼손 문제로 이어진다. 신한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나게 되면 주주들의 주식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주주들에 대한 배임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소지를 갖는다.
 
은행의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 고객의 예금자산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보호하는 데도 소홀히 한 것이다. 경영진의 외압에 의한 무책임한 판단에 따른 대규모 여신 부실화는 결국 금리, 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고객에 전가될 수 있는 탓이다. 경남기업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 신한은행이 금융당국의 외압으로 무작정 '퍼주기' 지원을 한 꼴이다. 은행이 스스로 구린 곳이 없다면 자율적으로 청탁이나 압력을 배제하고 대출권을 행사해야 한다.
 
지난 3월 18일 신한은행의 새 수장자리에 오른 조용병 행장으로선 취임하자마자 최대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조 행장은 이번 기회에 신한은행이 권력형 대출로비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된 현실을 직시,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신한은행을 만들겠다고 독자적인 선언을 해야 한다. 그릇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 조 행장은 이번 사태에 어물쩡 넘어가지 말고 먼저 주주들 앞에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한 다음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서 잔심으로 대오각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용서부터 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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