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위원회는 24일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낸 김 내정자의 경력이 농협금융 회장직과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취업 이후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 회장직을 이용해 수출입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관예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농협금융은 취업심사를 통과한 만큼 곧바로 회장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오는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29일 회장 취임식을 연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부의 취업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봤다”며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 회장직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금융은 오랜 기간 끝에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됐지만 속내가 복잡하다. ‘성완종 리스트’ 문제가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현재 김 내정자는 수출입은행장을 맡고 있을 당시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청탁을 받아 경남기업에 무리하게 대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내정자가 취업 심사를 통과했지만 추후 경남기업의 부실대출 건을 놓고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면 농협금융으로선 곤혹스러운 처치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수출입은행은 은행 중 경남기업에 가장 많은 5200억원을 댔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다이어리엔 2013년 9월 당시 수출입은행장이었던 김 후보자가 성 전 회장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기록도 남아 있다. 감사원은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이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채권단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김 내정자는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차기 금융위원장이 된 임종룡 전 회장(24회)보다는 행시 선배다. 재무부 기획관리실, 증권보험국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2011년부터는 3년간 한국수출입은행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