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주의 불행의 씨앗이다
일본 극우주의 불행의 씨앗이다
  • 장태평
  • 승인 2015.05.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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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칼럼>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미국을 방문하여 최상의 대접을 받았는데 일본 정치인들이 자만할지도 모르겠다. 아베는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한 후 화려한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는 워싱턴에서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과거 일본제국주의의 침략행위와 위안부 등 비인도적 만행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반성요구에는 너무나 미흡하게 반응하였다. 오히려 그는 일본도 전쟁의 비참한 피해를 입었음을 상기시키고, 미국의 참전 용사와 함께 참전 일본군에 대한 위로까지 포함하였다. 이에 대해 실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독일은 역대 수상들이 과거 나치의 만행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진솔한 사과를 하고 있다. 현 메르켈 총리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입으로만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일에선 2차대전 종전 이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과 별도로 지금까지 전범에 대한 독일의 직접 단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93세나 되는 고령의 오스카 그뢰닝에 대한 나치 범죄 재판이 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는 나치친위대원으로 1942∼44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 30만 명의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독일은 나치의 중심에 있던 군 고위 장교는 물론이고, 나치에 협력해 이익을 챙긴 기업가, 의사, 판사, 외교관 등도 재판 대상에 포함하였다. 고위 장교들은 대량학살 혐의로 다수가 사형 선고를 받았고, 집단수용소에서 인간에 대한 의학적 실험과 안락사 집행에 관련되었던 의사들에게도 최고 사형이 선고되었다. 전범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해서 참배하고 있는 일본과는 참으로 대조되는 모습이다.

  
독일은 왜 이렇게 할까? 다시는 홀로코스트와 같은 참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도 있지만, 다시는 다음 세대에 나치와 같은 비인도적 공포전제정권을 독일국민이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독일을 전쟁으로 몰아넣어 처참하게 만들고 국민과 인류를 괴롭힌 죄과에 대해 응징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치의 잘못된 통치에 대해 국민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과 독일국민은 나치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와 다르다. 일본은 패전하였으나 그 전쟁의 주역인 일본천황은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일본제국주의 정부는 계승되었고, 몇 사람 지도자들만 처벌된 형식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참전자들이 나라를 위해 싸운 애국자로 변신되고 있다. 이것은 일본국민들에게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승전국에 대해 패전책임만을 부담했고,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일본국민과 인근 아시아인들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한 응징이 없었다. 일본과 일본국민은 과거 일본제국주의자들을 응징하고 그들과 생각이 다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그런 제국주의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그리고 인근 나라들에 대한 침략책임과 인류에 저지른 죄악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는 것이 된다.

  
왜 일본은 과거 일본제국주의와 결별하지 못할까? 천황체제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민족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 일본인들은 옳고 그름을 가리기 보다는 집단을 우선시 한다. 그 결과 정부를 따르고, 반대를 표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우익 지도자들의 일탈에 침묵하고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더욱 더 중시되는 추세에 있다. 일본국민들의 마음속에도 자유와 인권에 대한 가치가 자라고 있음은 분명하다. 일부 정치인들의 왜곡선동이 이 추세와 가치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극우적이고 국가주의적인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것은 파시즘적 집단주의와는 다르다. 일본은 일부 정치인들에 의해 파시즘적 집단주의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런 과거식 방식은 세계인들에게는 물론 일본국민들에게도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행태는 그동안 일본인들이 경제적 동물이라 비난받아 왔는데, 여기에 비인도적 집단이라는 비난이 추가될 뿐이다. 미국은 세계 전략 차원에서 일본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오해하여 과거 역사적 과오와 인권의 부정을 계속한다면, 세계인들이 용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의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 제국주의와 단절하고 미래지향적인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지향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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