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도 짜리 순한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 눈길
14도 짜리 순한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 눈길
  • 안규식 상임위원
  • 승인 2015.05.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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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수 소주, 청소년 음주와 20대 과도 음주 부추긴다는 비판도

 
주류업계에 14도 짜리 순한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 열풍이 거세다.

지난 3월 롯데주류가 출시한 순하리는 한 달여만에 150만병 넘게 팔려나갔지만, 여전히 구경도 못 했다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작년말 품귀현상을 빚었던 ‘하니버터칩’ 사건을 연상시키며 ‘주류계의 허니버터칩’ 이란 말까지 나온다.

인터넷에는 “어디가면 구할수 있느냐”, “부산에서 광품이 일고있다는데”,... 등등 순하리 소주에 대한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순하리는 알코올 도수 14도로, 천연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을 첨가한 칵테일 소주다. 롯데주류가 2013년 10월부터 약 1년간 소비자 4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개발했다.

순하리는 애초 부산·경남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상품이어서 지난 3월 이 지역에 먼저 물량이 풀렸다. 그런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20대 여대생과 30대 여성 직장인을 중심으로 “달콤한 소주가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간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롯데주류 측은 생산 라인 사정을 들어 물량을 대폭 늘리진 않았다. 지금도 롯데주류 강릉 공장에서 일주일 중 하루 순하리를 만들고 있다. 입소문은 타고,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는 물량이 안 풀리다보니 애주가들은 안달이 났다. 롯데주류 공장 직원 A씨는 “요즘 초과 생산을 해도 소비량을 못따라간다”고 했다.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에는 “도대체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고, “○○ 대학 앞 마트, ○○동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식당에 많이 확보돼있다”며 순하리 판매처를 공유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는 개인 연락처와 함께 출고가가 962.5원인 순하리를 병당 4000원에 팔겠다는 글까지 올라오기 시작했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27일 부산 경성대 인근에 지상 3층 규모의 순하리 전용 팝업 스토어 ‘순하리 펍(Pub)’까지 세웠다.

순하리는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도 물량이 풀렸지만, 여전히 구하기가 쉽지 않다. ‘1인 1병 구매’를 원칙으로 정한 마트도 있을 정도다. 롯데 계열인 세븐일레븐등 일부 할인점에서는 아예 숨겨두고 단골손님에게만 1~2병씩 팔고 있는 형편이다.

인터넷에서는 주점 사장들이 “순하리 물량만 확보되면 전국 어디든 가겠다”는 글을 올리고, 해외 교포들도 “우리는 도대체 언제쯤 맛볼 수 있는 거냐”면서 문의 글을 올리고 있다. 덕분에 롯데칠성 주가는 지난 한 주간 6.8%나 상승했다.

‘순하리’는 천연유자과즙과 유자향이 첨가된 알코올 도수 14도의 칵테일 소주로 부드러운 목 넘김과 상큼하고 달달한 맛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분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병이 판매됐다.

이 같은 ‘순하리’의 인기는 맥주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던 소주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허니버터칩이 큰 인기를 끈 이후 여러 종류의 유사품이 나오며 업계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듯 ‘순하리’도 그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것. 곧 성수기도 다가오는 만큼 소주의 옛 명성을 다시 찾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도수가 한층 더 낮아졌다는 점도 원가 절감과 이어짐으로 업계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소주는 주정(알코올)을 물에 희석시키는 방식으로 제조돼 주정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도수가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원가도 절감되고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알코올 도수 1도를 낮추면 병당 10원가량의 원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도수가 내려가면 소비량도 증가한다. 기존 소주보다 도수가 낮아 같은 양을 마셔도 덜 취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 실제 2006년 20도 소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소주 출고량이 전년보다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저도수 소주가 인기를 끌면 끌수록 원가는 줄이고, 판매량은 늘릴 수 있으니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더 달고, 더 순한’ 소주를 만들어내고 있는 업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저도수 소주는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음주와 20대 초반 청년들의 과도한 음주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양한 도수의 소주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장점도 있으나 ‘술 같지 않은 술(순한 술)’로 인한 폐해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최근 만 24세 이하의 스포츠 스타, 연예인은 주류광고에 출현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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