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익재단과 '우회상속 꼼수'
삼성 공익재단과 '우회상속 꼼수'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5.05.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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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이재용, '변칙-꼼수'에서 벗어나 정정당당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맡아왔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15일 선임됐다.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先代) 회장이 두 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지냈고, 이어 이건희 회장이 있던 자리를 이 부회장이 물려받으면서 삼성 3세 경영자로 공식 승계 작업의 첫발을 뗀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작년 5월부터 와병 중인 이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이 당장 그룹 회장에 오르지 않는 대신 사회공헌·문화 지원 등 부담이 적은 분야에서부터 수장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던 삼성 내 공식 직함 3곳 중 삼성전자 회장직을 제외한 비영리재단 2곳의 이사장직에 이재용 부회장이 선임된 것에 주목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비영리재단 이사장 선임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순이며, 이후 여론의 추이를 살펴봐가면서 마지막 회장 승진 절차를 밟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공익재단 이사장 선임과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단을 활용해 상속세를 내지 않으면서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20.76%를 삼성생명공익재단이나 삼성문화재단에 넘기고 두 재단을 이 부회장이 지배하면 세금을 물지 않고 그룹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삼성으로서는 '꿩먹고 알먹는' 승계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재단을 상속에 활용하려는 '꼼수'는 쓸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이 회장이 맡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 자리가 이달 말로 만료돼 정상적인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연히 그 자리를 이 부회장이 맡은 것일 뿐 상속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삼성그룹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는 두 재단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탓이다.  향후 상속 또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현재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각각 4.68%, 2.18%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삼성생명 주식 12만주(0.06%)를 사들이는 등 삼성생명 지분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상속세 부담이 발생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한 핵심 출자 고리이다. 또한 공익재단은 주주 없이 이사회 결의만 있으면 각종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삼성이 이 같은 무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의 상속 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슈인데 조금이라도 잡음을 일으킬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 역시 "상속 및 세금과 관련한 문제는 법에 따라 당당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에선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 취임이 '황태자'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건희 와병 1년동안 삼성이 꾸준하게 그리고 치밀한 설계도 아래 경영권 승계작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문화재단이 그룹의 주축 회사인 삼성생명 주식을 6.9% 보유한 탓이다. 삼성이 이번에야 말로 평소의 주특기인 편법과 변칙, 꼼수를 동원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맞춰 '정도경영'을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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