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무슨 자격으로 한화생명 시상하나
김승연 회장, 무슨 자격으로 한화생명 시상하나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5.05.1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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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속 '꼼수'식 경영활동..집행유예 기간 끝나야 한화대표 취임 가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좌측에서 두번째)과 한화생명 김연배 부회장(맨 우측) 및 차남규 사장(맨 좌측)이 올해 여왕상 수상자인 정미경(좌측에서 세번째) 영업팀장과 함께 지난 15일 한화생명 연도대상 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해 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하면서 재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일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우선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인수라는 약 2조원 규모의 빅딜을 발표했다. 신도시 건설사업이 진행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에서는 21억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사업을 추가로 수주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한화폴리드리머의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고 독일 자동차부품사인 하이코스틱스를 인수하는 등의 사업개편을 천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회장은 지난 15일 "한화생명은 그룹의 심장과도 같은 회사이자 핵심 성장축"이라며 "사회 곳곳에 사랑의 온기를 전하는 따뜻한 심장과도 같은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5년 연도상 시상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한화생명이 역사적인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고 세계 초일류 보험사로 도약하는 신기원을 마련하는 해"라며 "지난 70여년간 헌신적인 노력으로 일궈온 오늘의 한화생명이 위대한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객과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신뢰받는 설계사(FP)가 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도상은 보험사 핵심 영업조직인 FP를 격려하기 위해 보험사마다 우수 설계사에게 시상하는 연례행사다.
 

김승연 회장, 대한생명이 한화생명으로 사명 변경한 후 3년 만에 시상식 참석

 
김 회장이 참석한 것은 옛 대한생명이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한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2002년 한화그룹 인수 당시 총자산이 29조598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94조3,914억원(3월 말 기준)으로 10여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이어 "FP 여러분이 걸어온 불꽃 같은 삶의 여정에 한화그룹이 '함께 멀리'의 정신으로 든든한 동반자가 돼드리겠다"며 "세계 초일류 보험사 한화생명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전했다.
 
  한화그룹 사옥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4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의 이름표를 ‘삼성’에서 ‘한화’로 바꿔다는 결정을 내렸다. 두 회사가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됨에 따라 한화그룹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 부문을 거느리면서 16년 만에 정유사업에 재진출할 기회도 얻었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은 이른 시일 내 현재 입주해 있는 서초동의 '삼성타운'을 벗어나 서울시청 인근의 태평로 한화금융센터로 서울 사무소를 옮길 예정이다.
 
그러나 김 회장의 이러한 활발한 행보가 정당한 경영활동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김 회장은 현재 집행유예가 끝나지 않은 상태인 탓이다. 다시 말해 특별사면을 받지 않는 한 다시 등기임원이 되는 등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하는 길이 막혀 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앞서 2007년 9월 ‘보복 폭행’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이듬 해 특별사면을 받고 곧바로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3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그룹 지주회사인 한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된 데 이어 곧바로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뽑혔다. 2년3개월 만에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이다. 김 회장은 2002년 12월 대한생명 인수 이후 대한생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한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아들의 북창동 보복 폭행사건 이어  2012년 계열사 부당지원 관련해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3년, 집행유예 5년 받아

 
김 회장은 대한생명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생명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해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2007년 9월 한화 대표이사직에서 다시 물러났다. 당시 김 회장이 차남이 폭행을 당한 데 대한 이른바 북창동 ‘보복폭행’ 사건을 일으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결과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그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화약류를 다루는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김 회장은 그 뒤 특별사면을 받고 2008년 9월에 한화 대표이사에 두 번째로 복귀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김 회장의 복귀를 놓고 ‘후진적 지배구조’라고 맹비난했다.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정치권을 등에 업고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성토와 지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휠체어 탄 김승연 회장
김 회장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지난 해 2월 한화 대표이사에서 또 물러났다. 김 회장은 2012년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해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아 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두 번째 물러날 때와 마찬가지 이유로 대표이사를 사임해야 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은근슬쩍’ 한화그룹 경영에 복귀해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해 왔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의욕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변칙과 편법에 따른 경영활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식으로 한화 대표이사가 아님에도 편법으로 경영에 복귀해서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탓이다.
 

"집행유예중 공식 경영활동에 나선 것은 도덕성과 윤리의식 망각한 태도"

 
재계 관계자들은 “위장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 회장이 최근 사실상 현업에 복귀해 회장으로 직무를 개시한 것은 반칙이자 편법”이라며 “자숙해야 할 사람이 집행유예 기간중 공식적인 경영활동에 나선 것은 기업인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망각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지난해 20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둔 정미경 신울산지역단 다운지점 영업팀장이 보험왕상에 해당하는 여왕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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