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차남 내부비리 고발-주식매도에 놀라 경영권 방어 '허겁지겁'
효성, 차남 내부비리 고발-주식매도에 놀라 경영권 방어 '허겁지겁'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5.05.2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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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현준-삼남 조현상, 앞다퉈 자사주 매입

(5)조석래 회장 장남 조현준-삼남 조현상, 앞다퉈 자사주 매입

 

 

       효성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왼쪽)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

지난 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 이후 처음으로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그동안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과 삼남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경쟁적으로 효성의 주식을 사들였다. 두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효성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해 왔다. 두 형제가 합의 아래 주식을 사들여 왔다는 것이다.

차남 조현문 보유 지분 대량 매각..다급했던 '경영권 방어'

 
  효성가 네 父子
이는 효성판 ‘형제의 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재작년 3월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30% 아래로 떨어진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32.52%에 이르렀던 효성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현문 부사장이 떠난 이후 25.94%까지 낮아졌다. 효성가 3형제는 각자 7% 정도의 효성 지분을 증여받았다. 조현문 부사장이 보유하던 지분 7.18%를 두 차례에 걸쳐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하면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급락했다.
 
이에 놀란 조 회장의 장남과 삼남이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조 사장은 올 1분기 초 10.84%였던 효성 지분을 분기말 10.97%로 0.13%포인트 끌어올리며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사항은 같은 기간 조 부사장 역시 10.48%에서 10.61%로 똑같이 0.13%포인트 높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 효성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분을 매각하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
 

효성 창업 3세들 주식자산 승계율 더 높아져

 
      조석래 회장
올들어 효성그룹 창업 3세의 주식 자산 승계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지분을 늘린 결과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효성그룹 창업 3세들의 주식 자산 승계율은 74.3%로 2013년 말에 비해 3.6%포인트 높아졌다.
 
주식 자산 승계율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총수와 부인, 자녀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주식 자산에서 자녀들의 주식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의 주식 자산이 창업 3세 3형제 중 가장 많았다. 조 사장의 주식 자산은 7338억 원으로 2013년 말에 비해 75.1% 급증했다. 이에 따라 승계율도 같은 기간 37.8%에서 41.2%로 3.4%포인트 상승했다.
 
 

‘형제의 난’ 와중..長子승계 원칙 과연 지켜질까

 
 효성그룹  전경
효성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장남인 조 사장의 승계율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의 자산 승계율은 29.5%로 2013년 말에 비해 2.7%포인트 높아졌다. 조 부사장의 주식 자산 가치는 5255억 원으로 76.5% 크게 늘어났다.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그룹을 떠난 뒤 꾸준히 (주)효성 지분을 매입한 결과 조 사장의 (주)효성 지분은 2013년 말 9.85%에서 현재는 11.08%로 1.23%포인트 상승했다. 조 부사장의 지분은 10,65%로 1.59%포인트 높아졌다.
 
효성 지분을 정리한 조 변호사만 주식 자산 가치가 줄었다. 그가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주식 가치는 현재 602억 원으로 2013년 말에 비해 7.4%(48억 원) 감소했다. 자산 승계율은 3.4%로 2013년 말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조 변호사는 그룹의 경영 방식에 불만을 품고 (주)효성의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지분 7.18%(252만주)를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매도했다.

 

차남 조현문, 형제들 비리혐의로 고발..‘골육상쟁’ 장기화

 차남 조현문 변호사
효성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거액의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고발을 당한 뒤 검찰수사를 받고 1년5개월 째 마라톤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차남이 조현문 변호사가 형제를 고발, 효성가에 재벌가에서 보기 드문 골육상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석래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배경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온다. 효성은 재작년 8월 조 회장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보유지분 6만1531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보유주식은 총 356만2947주로 줄었고 지분율도 10.32%에서 10.15%로 낮아졌다.조 회장은 주당 7만5754~7만7135원에 주식을 매각해 총 46억9800여만 원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산된다.
 
조 회장이 효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효성의 주식을 판 것은 그룹 경영을 맡은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주식을 처분한 이유와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개인의 결정이라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오너 일가가 효성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일부 지분을 현금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이 지분매각으로 얻은 현금을 변호사 비용 등에 쓸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조석래 회장 건강악화로 형제 추가 지분 확보할 지 주목

 
   검찰 출두하는 조석래 회장
재계는 형제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형제가 또 경쟁적으로 지분을 매입할 경우 경영권 경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효성그룹의 경우 그동안 장자 중심의 승계를 원칙으로 삼아온 만큼 장남 조현준 사장을 중심으로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거나 오너 일가 합의 아래에 그룹을 일부 분할하는 방식으로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지분 상속과 경영권 승계가 임박한 상태다. 조 회장은 전립선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데다 올해 80세로 고령이다. 또 탈세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항암치료를 위해 미국을 자주 드나들고 있다. 창업 3세 일가족 중에서는 조 사장 가족만 효성그룹 지분을 갖고 있다. 조 사장의 부인인 이미경씨는 22억 원어치의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의 주식을, 그들의 자녀인 조인영·인서 씨 자매는 각각 12억 원어치의 (주)효성 주식을 갖고 있다.
 

불안한 효성 지배구조..경영권 방어 이어 검찰수사도 만만치 않을 듯

 
현재 효성의 지배구조는 매우 불안하다. 차남 조현문 전 효성부사장의 검찰 고발과 검찰의 MB정부에 대한 사정수사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효성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이다.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무역, 금융 사업부를 각각의 퍼포먼스 그룹(PG) 체제로 운영 중이다. 산하에 국내 44개 계열사와 해외 72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매출은 대부분 효성에서 나온다. 효성은 계열사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핵심계열사인 효성T&C,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물산 등을 효성으로 합병하면서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했다.
 
 효성그룹 로고표지석
아울러 최대주주인 조석래(10.15%)회장과 조현준(10.84%), 조현상(10.48%), 송광자(0.59%)의 지분 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보유중인 지분 7.18%를 처분했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장내매수로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가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지난해 잇따라 지분매입을 진행해 온데 이어 올해에도 계속해서 나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조석래 회장의 고령과 건강악화로 후계구도가 흔들리는 효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불안한 경영권을 방어하고, 현재 만만치 않게 또 다른 검찰수사로 번지고 있는 둘째 조현문 변호사 발 ‘형제의 난’을 수습하기 위한 다급한 대책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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