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이어 두 번째 투자자-국가소송(ISD)에 휘말리게 됐다.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제석유투자회사(IPIC) 자회사가 21일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에 공식 회부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홈페이지를 보면, IPIC의 네덜란드 자회사 ‘하노칼 홀딩 비브이’와 ‘IPIC 인터내셔널 비브이’는 2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한·네덜란드 투자보장협정을 위반했다”며 ISD를 제기했다.
아부다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IPIC는 세계 각국의 석유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법인이다. IPIC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이자 아부다비 국왕의 둘째 아들로 세계적 부호인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회장을 맡고 있다.
하노칼 등은 앞서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을 수신자로 해 “2010년 현대중공업에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팔 때 원천징수당한 세금을 돌려달라”는 중재 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보내왔다(경향신문 5월2일자 10면 보도). 한·네덜란드 투자보장협정은 네덜란드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에 회부하기 위해선 6개월간 냉각(협의)기간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노칼 등은 지난달 냉각기간이 종료되자 ISD를 공식 제기한 것이다.
1999년 말 현대오일뱅크 주식 50%를 취득한 하노칼은 11년이 지난 2010년 8월 보통주 4900만주(총 발행주식의 20%), 우선주 7350만주(총 발행주식의 30%)를 현대중공업에 1조8381억원에 팔았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하노칼에 매매대금을 지급하면서 10%인 1838억원을 원천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했다.
하지만 하노칼은 “한국과 네덜란드가 체결한 이중과세 회피 협약에 따라 한국에서의 과세가 면제돼야 한다”며 원천징수액을 돌려달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 국세청이 거부하자 울산지법·부산고법에 잇따라 소송을 걸었지만 모두 패소했고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상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