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못줘" 소송 1위 동부화재, 금감원 관련사실 조사 착수
동부화재가 공시한 지난해 '보험금 지급 및 청구 관련 소송'건수는 700건이다. 이미 손해보험업계 전체 1위를 차지한 동부화재가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소송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동부화재가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고객과의 소송 건수를 축소해 공시한 혐의로 금융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2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지난해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본안소송 642건, 민사조정 58건 등 고객과 700건의 소송을 벌였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 가운데 동부화재가 고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인 보험사 원고건은 본안소송 74건, 민사조정 57건 등 131건이다.
모두 700건에 달하는 동부화재의 소송건수는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손해보험 1위인 삼성화재보다 소송건수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본안소송 423건, 민사조정 158건 등 581건의 소송이 있었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이 마저도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가 공시한 '보험금 지급 및 청구관련 소송'에 대한 적정성을 들여다본 결과 동부화재가 소송건수가 실제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동부화재는 특히 최근 약관에도 없는 내부기준을 내세워 고객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몰래 소송까지 진행한 사실이 시민단체에 의해 공개돼 여론의 집중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부화재 뿐 아니라 전체 보험사들의 공시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첫 공시인만큼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보험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험회사의 소송남발을 막기 위해 보험금 지급 및 청구관련 소송건수를 공시토록 하는 제도를 지난 4월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지난 한해 발생한 소송건수를 종류별로 공개하고 선고 내용도 ▲전부승소 ▲일부승·패소 ▲전부패소 등으로 나눠 공시하고 있다. 민사조정이나 화해, 소취하 등도 공시대상이다.
금감원이 소송 건수를 공개하도록 한 것은 지난해 보험사들이 제기한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이 전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예컨대 AXA손해보험의 경우 2013년 28건이던 보험사 원고 본안소송이 지난해에는 81건으로 급증했다. 한 건도 없던 민사조정은 170건이나 발생했다.
반면 동부화재의 경우 2013년 본안소송 98건, 민사조정 90건 등 188건에 달하던 원고소송이 지난해에는 131건으로 급감했다. 금감원은 이 내용이 정확한지 점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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