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다시 위기 오나
두산그룹, 다시 위기 오나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5.05.2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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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경영지표 악화 속..박용성 전 회장 검찰조사로 '치명타' '

 

  두산그룹과 중앙대

두산그룹은 지금 위기인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의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두산그룹이 다시금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박용만 그룹 회장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그동안 실적악화 누적으로 인해 1조원이 넘는 적자에 빠졌고 이를 구제하기 위해 두산그룹이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두산건설과 두산인파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은 별로 좋지 않다.

박용만 회장, 두산건설 사장 전격 교체

 
   박용만 회장
지난 18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건설 사장을 교체했다. 두산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이병화 건축본부장 겸 부사장을 신임 사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양희선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 사장은 영남대학교를 졸업한 뒤 1981년 두산건설에 입사해 35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건축시공과 개발사업 등을 담당해 온 건설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의 검찰조사와 두산건설의 경영악화를 사장교체의 이유로 꼽는다. 박 전 회장은 중앙대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미 구속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주고 중앙대 캠퍼스 통합 등을 청탁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중앙대의 주요 건물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두산건설에 몰아줘 중앙대 재정을 악화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두산건설로 불똥이 튈 가능성에 사전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의 악화된 경영지표도 사장교체의 배경으로 꼽힌다. 두산건설은 1분기에 매출 4516억 원, 영업이익 14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40.7%가 각각 감소했다. 이자비용 때문에 순손실도 428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그룹 회장 교체설 속 박용만 현 회장 유임

 
 박용성-박용만 형제
지난 3월 두산그룹은 박용만 회장이 물러나고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및 두산건설 회장이 두산그룹 총수에 오른다는 관측이 돌았다. 하지만 이는 소문으로 끝나고 이변은 없었다.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 주주총회에서 박용만 회장 체제가 그대로 이어지는 결정이 내려졌다. 재계에선 두산그룹이 ‘안정 속의 성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한다.
 
박용만 회장이 물러날 경우 이 자리를 승계할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는 인물은 박정원 회장이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만 회장의 조카지만 두산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이 보유한 두산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6.40%다. 박정원 회장은 2009년부터 두산건설 회장, 2012년부터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고 있다.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0조4682억 원, 영업이익 1조80억 원을 올렸다. 별도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20.8%, 영업이익은 31.2%가 증가했다. 외형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두산은 또 지난해 국내외 연료전지사업의 인수합병도 성사했고 KFC와 두산동아 등 비주력사업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그룹 전체로 보면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정원 회장이 맡고 있는 두산건설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지원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유동성 위기가 여전히 잠재해 있다.
 
이는 박 회장이 두산가 4세 가운데 맨 앞자리에 있으면서도 경영능력에서 여전히 의문부호를 떼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아직 4세 경영체제에 들어가기에 대내외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그룹 이미지 훼손에 결정적 기여

 
   박용성 전 회장
현재 두산그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다. 지난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박 전 회장은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업무상 배임과 사립학교법 위반,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2005년 두산그룹 형제의 난 이후 10년 만이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성실하게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 2008년부터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해 오다 최근 사임했다. 박 전 회장은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앙대학교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간호대 인수 등 주요 사업을 주도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박범훈 전 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중이다.
 
박 전 수석은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중앙대학교 사업추진을 도왔다. 그 대가로 박 전 수석은 두산으로부터 두산타워 임차권과 상품권, 공연후원금 등 1억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뭇소리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두산 계열사가 18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낸 것과 박 전 수석이 2013년 두산엔진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도 박 전 회장과 박 전 수석 사이 유착정황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분 바르는 여학생 말고 기부금 낼 남학생 뽑으라’ 지시설로 ‘구설수’

 
박 전 회장과 박 전 수석은 2008년 중앙대학교 기부금 100억 원을 학교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받았다. 검찰은 이런 회계처리가 학교에 손실을 입힌 것으로 보고 두 사람에게 사립학교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혐의도 적용할 방침을 세웠다. 당시 박 전 수석은 중앙대 총장이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은 2015학년도 대입 전형 과정에서 여학생 말고 남학생을 뽑으라며 일부 수시모집 전형의 합격자 성비 조정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분 바르는 여학생 말고 기부금 낼 남학생 뽑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2015학년도 경영경제계열 지식경영학부 수시모집’ 면접일이던 지난 해 10월9일 입학처장 이모 교수는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교수∙입학사정관들에게 ‘지시사항’이라며 “(박용성) 이사장님께서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당시 평가에 참여한 교수도 이런 지시와 관련해 “면접 당일 확실히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교수는 “당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수치만으로 알 수 없지만 평가하는 입장에서 심리적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부끄러운 얘기지만 남학생들 점수를 좀 더 후하게 줬다”고 밝혔다
 
 

119년 역사 국내 최고(最古) 기업 두산그룹 굴곡많은 이력

 
지난 1896년에 창업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은 국내 최고(最古)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래된 세월만큼이나 기업의 역사는 다사다난했다. 낙동강 페놀 사태는 두산그룹의 이미지를 최악으로 떨어트린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전자가 1990년 10월부터 4개월간 페놀이 함유된 폐수 325톤을 낙동강에 무단방류한 사건이다.
 
당시 페놀 폐수가 방류된 낙동강은 영남권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일대 가정집마다 수돗물에서 나는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빗발쳤고 환경부가 정밀조사에 들어가면서 두산전자의 악행이 드러났다. 결국 이 사건으로 당시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던 박용곤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람이 식수로 사용하는 물에 거리낌 없이 폐수를 방류한 두산은 부도덕한 대기업의 대명사로 낙인이 찍혔다. 악몽 같은 시기를 보내던 두산그룹은 OB맥주를 매각하는 극약처방을 내렸고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사업구조를 환골탈태했다. 소비재 중심에서 중장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두산그룹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화위복’ 의 계기가 된 셈이다.

 

‘페놀 사태’에 이어 두산그룹 ‘형제의 난’으로 절체절명의 위기

 

  두산 '형제의 난'
형제의 난은 페놀 사태 사건에 이어 두산그룹을 또한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트린 사건이다. 박승직 창업주에 이어 두산그룹의 경영권은 2세인 고 박두병 회장에게 넘어갔고 이후 3세인 장남 박용곤 명예회장과 차남 박용오 전 회장이 차례로 맡았다.2005년 7월 박용오 전 회장에 이어 3남인 박용성 회장이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다. 당시 두산그룹은 박용오 전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박용성 회장이 새로운 총수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경영권 이양 결정은 박용곤 명예회장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용오 전 회장이 이에 반기를 들면서 형제의 난이 시작됐다. 박용오 전 회장은 일방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자 자신의 동생들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회장이 20년 동안 비자금 1700억원을 조성했다고 검찰에 고발하고 기자회견까지 자처했다.
 
그러나 두산그룹 측은 박용오 전 회장이 형제경영의 전통을 깨고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을 자신의 가족 소유로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일어난 사태라고 주장했다. 결국 가족간의 재산분쟁이 형제의 난으로 번진 것이다. 두산가는 형제들을 검찰에 고발한 박용오 전 회장을 그룹 경영에서 아예 손을 떼게 한 것은 물론 가문에서도 제명키로 하면서 가족간 불화가 극에 달했다. 두산판 형제의 난의 결말은 비극적이다.
 

‘중앙대 의혹’ 확산..박용성 회장 또 다시 ‘치명타’

 
    빅용성 이사장
최근 중앙대와 관련한 의혹이 확산되면서 박용성 회장은 다시 한번 치명타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형제의 난의 원흉이 됐던 두산건설(구 두산산업개발)이 이번에도 사건의 핵심이 되고 있다.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의 부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건설과 관련해서도 숱한 위기설이 나돌았지만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꿋꿋이 버티고 있다.
 
중앙대도 두산건설의 실적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중앙대에서 2010년 완공한 기숙사(278억원)를 비롯해 대학병원(145억원), R&D센터(421억원), 100주년기념관(999억원) 등의 공사를 맡아 2457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
 
반면 중앙대는 새로운 건물을 잇달아 건설하면서 2009년 67억여원 수준이던 고정부채가 지난해 말 10배가량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앙대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학생 등록금 일부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앙대 이사장인 박용성 회장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 이사장이기도 한 박용성 회장은 두산중공업의 경영도 맡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지분 8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범훈 전 수석을 이미 구속한 검찰이 두산그룹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할 경우 중앙대와 두산건설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박용성 회장이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최고 기업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그룹에 폐놀 사태와 '형제의 난'에 이어 또 한번 그룹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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