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승계구도 '암초' 출현..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틀어지나
이재용 삼성 승계구도 '암초' 출현..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틀어지나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5.06.0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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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참여 선언한 美 헤지펀드, 삼성물산 지분 취득 안팎

 

'삼성 황태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세 승계경영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전격적으로 취득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 탓이다.

엘리어트의 향후 행보에 따라 삼성의 3세 후계 승계 과정에 중요한 변수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틀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엘리어트는 4일 자료를 내고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물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면서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고 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발표 이후 일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 주주들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이유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기관투자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삼성 측은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시장이 평가한 기준을 적용해 합병비율을 산출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물산 주주들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합병 조건이라는 것이다. 특히 엘리어트는 이날 보유 지분 현황 공시를 통해 삼성물산 지분을 7.12%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 참여로 밝힌 점은 중요한 대목이다.
 
엘리어트가 3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주주로서 적극적인 액티비스트 펀드(Activist Fund·경영참여 목적의 펀드) 역할을 한다면 삼성 입장에서는 '눈엣 가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엘리어트가 보유 지분을 앞세워 주주 명부를 확보하고, 소액 주주들의 여론을 삼성에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통합 삼성물산의 주요 기관투자자로서 경영에 참여한다면 삼성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16.5%)과 7.8%씩을 보유하게 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그룹 지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엘리어트는 결국 삼성물산이 이처럼 삼성그룹 지배구조 상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파악하고서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어트의 보유 지분 규모는 기관투자자들 중에서는 국민연금(9%) 다음으로 많다.오너 경영 체제인 삼성의 지배구조 상 '아킬레스건'을 잡아 최대한 투자 수익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엘리어트는 배당 확대와 주가 부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한편 삼성물산 지분 7%를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삼성그룹은 투자자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4일 "재무 전문가인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합병 대응 IR팀을 꾸려서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면서 "사업과 합병 후 주가관리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믿음을 주고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주가가 올라가고 시너지가 난다면 투자자들이 왜 합병에 반대하겠나"라며 "합병 기일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 그 사이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하겠다"라고 말했다.이어 "엘리어트 매니지먼트도 합병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게 목적은 아닐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주가 관리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내달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9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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