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메르스 대책본부' 설치를
청와대에 '메르스 대책본부' 설치를
  • 정종석 발행인
  • 승인 2015.06.0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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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바이러스와 전쟁상태..매일매일 총력전 나서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공포가 날이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3년전 개봉한 영화 ‘감기’가 새삼스럽게 재조명되고 있다.

마스크는 기본이다. 피난민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하지만 갈 곳이 없다. 폐허가 된 도시는 전체가 폐쇄됐다. 출구가 없는 전쟁터는 아비규환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총구를 겨누고,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1초에 3.4명이 감염되는 속도로 퍼지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국가 재난사태가 발령됐고 전 세계 국가가 회의에 돌입한다. 상황에 개입한 미국과 당국의 갈등도 첨예하다. 국민을 생각하는 대통령의 결단에 바이러스를 이길 실마리를 찾게 된다. 기적적으로 항체가 형성된 한 여자아이가 혼란의 대한민국을 구할 ‘영웅’으로 조명된다.
 
영화 ‘감기’의 줄거리다. 영화개봉 당시 김성수 감독은 “2006년 사스를 모티브로 이 영화를 2010년부터 보기 시작했다”며 “현실적인 재난공포라는 느낌이 들어 흥미로웠다”고 했다. 치명적 공포에 맞닥뜨린 사람을 현실감있게 그리기 위해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나에게 정말 이런 일이 터지면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흥행은 실패했다. 이야기에 개연성이 없고 전염병을 소재로 한 설정이 너무 허무맹랑하다는 반응이었다.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관객에게 와닿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공포 다룬 영화 '감기' 재조명

 

그런데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015년 6월. 이 영화가 다시 화제다. 지금 현실과 다르지 않는 영화 속 상황이 일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극한 리얼리즘을 추구했던 영화’라고 부른다. 메르스 사태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현 시대를 ‘감기’ 속 설정과 비교한다. 지금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메르스’를 치면 ‘감기’가 연관 검색어로 뜬다. IPTV에서 다시보기 서비스도 ‘메인창’에 활성화된 상황이다. 케이블TV로도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병원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은 잘 한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다 뒤늦게 메르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방향을 바꾼 것 자체가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메르스 확산 사태가 개선 조짐을 보이던 내수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는 점이다.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에 '공공장소 기피증'이 확산되면서 당장 소비위축이 현실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음식점, 영화관은 손님의 발길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여행·관광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 우리나라를 찾는 최대 손님인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한국 여행 취소사태가 빚어지면서 급격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이처럼 수요가 줄면 심화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6개월 째 0%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던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계속 주저앉을 수 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후유증은 한층 커지게 된다. 메르스가 빨리 진정되고 불안심리가 해소되면 미뤘던 소비를 한꺼번에 하면서 회복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감소 여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

 

메르스로 국민들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공포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소비부진은 물론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는 걸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에 구조개혁과 단기 부양책 등을 통해 경제체질을 키우려 했던 정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들은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가히 ‘국가비상사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조만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대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진다. 이 모든 것이 정부의 무능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처음부터 메르스 사태를 가볍게 봤다면 보고가 잘못됐거나 아니면 국정 현안의 우선순위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최근 ‘메르스 사태’는 마치 1년 전 세월호 사고 때를 너무 닮았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엄청난 화를 불러왔고 이후 대응도 닮았다.
 
컨트롤타워도 없고 매뉴얼도 있으나 마나다. 정부 부처마다 저마다 우왕좌왕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똑같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 조직을 만들고, 시스템을 고친다고 난리를 쳤지만 말뿐이었다. 이번엔 어떤 대책을 내놓을 건가. 한마디로 사태가 너무도 심각하다. 지금 전국이 마치 흡사 바이러스와의 전쟁터나 다름없는 분위기다.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지만 후속 대응에서는 더 이상 우왕좌왕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하는’ 재난이다. 정부에 대한 불신, 보건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특히 이러한 분위기를 키운다. SNS를 통해 확산하는 ‘메르스 대처법’, ‘메르스 예방책’ 등엔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안 하는 것 보다 해보고 효과가 없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무엇보다 ‘감기’를 본 관객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통령 상(像)’을 두고 현 청와대와 비교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영화 '감기' 속 대통령, 국민 끝까지 살려내려는 의지 엿보여 

‘영화 감기 대통령’이 자동검색어로 뜬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를 검색하는 대중이 많다는 것을 말한다. 극중 대통령으로 등장한 차인표는 감염돼 폐쇄 조치된 도시를 폭발시키라는 미국 측의 대응에 반발하는 결단을 내린다. 폭파물을 가진 군용기를 격추시키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국민 한 명 한 명을 끝까지 살려내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 장면은 현 대통령과 일일이 비교되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청와대 안에 '메르스 대책본부'를 신설, 전쟁을 지휘하듯이 매일매일 대통령이 사태를 챙겨야 한다. 정부의 모든 역량을 다 합쳐 메르스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2003년 사스가 창궐할 때 고건 당시 총리는 “전쟁하듯 사스를 막았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청와대와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스스로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입증해야 한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hanmail.net ) 
 
금융소비자뉴스  발행인
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언론학 박사)
한국언론인연합회 임원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
 
* 저서 : 언론국제화의 마피아들(공저/나남,1995년)
* 논문 : 디지털 다채널 시대 - 채널브랜드 이미지가 광고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박사학위, 세종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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