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지주서 회장-행장 겸직 부적절"..은행쏠림 현상 해소
현재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직중인 KB금융이 이르면 올 연말 쯤 직책이 분리될 전망이다.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윤 회장은 그동안 CEO 승계 프로그램을 추진해 내부 승계 전통을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윤 회장과 1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온 현직 내부출신 인사 선임이 유력하다.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는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이홍 영업그룹 부행장, 강문호 여신그룹 부행장, 윤웅원 전 지주 전략담당 부사장 등이 오르내린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KB금융지주가 국민은행장 분리를 고심 중이다. 윤종규 회장은 올 연말께 행장 선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 체제 내에서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은행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분리·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임영록 전 회장, 이건호 전 행장의 갈등은 회장·행장이 분리돼 있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었다"며 "역할을 적절하게 분산해 진정한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은 작년 10월 취임하면서 "조직안정을 위해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겠다"며 "적절한 시기에 분리하겠다"고 말했다. 전직 회장과 행장이 갈등을 겪다 나간 상황에서 조직을 빠르게 다잡고 갈등의 씨앗을 만들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지난 9개월 여 동안 KB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LIG손보(현 KB손보) 인수 등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 회장 혼자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다 보면 은행 영업에만 치우치게 돼 지주회사 체제 자체에 대한 의미가 사라질 수 있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윤 회장 취임 1년이 넘어가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국민은행장을 선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초대 통합은행장에 김정태 회장설이 나돌고 있으나 금융당국이 겸직을 사실상 반대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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