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생계형 대출 심각...이자조차 내기 어려워
`시한폭탄' 생계형 대출 심각...이자조차 내기 어려워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5.10.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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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문제도 심각...무더기 상환 불능사태 오나?

 

회사원 김모씨는 맞벌이 부부이지만 부인이 아기를 가져 1년간 회사를 쉬게 됐다. 저축액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소득이 절반가량 줄게 된 셈이다. 김씨는 "생활과 육아에 3천만원 정도 필요한데 모아둔 돈이 없어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김씨와 같은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지난 해 대기업을 그만두고 경기도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50)씨는 대출금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룬다. 6년 전 전세 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상황이지만, 창업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로 담보대출을 신청하다 보니 대출금은 어느새 2억원을 넘어섰다. 살고있는 아파트를 팔기도 어렵다.살 때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간 데다 사겠다는 사람도 없다. 경기가 안 좋아 장사는 잘 안 되는데 이젠 부족한 생활비와 이자를 카드론으로 막아야 할 판이다.
 
이같은 생계형 대출 문제가 한국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생계형 대출이 급등한 것은 고물가 탓에 쓸 돈은 많아졌으나 장기 불황 탓에 소득은 그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년 경제성장률 둔화로 고용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가계가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지경이다. 원리금 상환 불능사태가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가계대출에 신용카드사의 판매신용까지 더한 가계신용은 이미 작년 말에 1천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은행 가계대출은 2014년 2분기 들어 주택거래 증가, 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증가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가계부채 증가의 주 요인으로 꼽은 것이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김씨와 같이 주택구입 이외 용도로 사용하는 대출자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이다.급증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주택 외 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은 자가주택을 보유한 중산층이나 서민이 생활자금, 학자금, 사교육비, 사업자금 등에 사용하기 위해 빚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에 따른 대출 증가분이 부동산 신규 구매보다 생활자금 등에 쓰인다는 것을 말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실질임금 정체로 어려워진 가계 살림살이에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정도로 물가상승률이 둔화됐는데도 실질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그만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속도가 더디다는 뜻이다. 임시직의 실질임금은 작년 2분기보다 1.4% 줄어 아예 뒷걸음질쳤다.
 
벼랑 끝에 몰린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감소한 자영업자 6만7천명 가운데 82%(5만5천명)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을 하다 폐업했다. 베이버부머가 손쉽게 창업하는 음식점 등이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거나 창업 등에 나설 때도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싼 주택담보대출에 더 끌리게 된다. 문제는 실제 주택 구입보다 생활자금, 사업자금 등을 위해 대출을 받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악화로 서민은 물론 중산층의 살림살이마저 팍팍해진 것을 말한다. 금리인하에도 가계부채가 걸림돌이고 부동산 경기 정상화에도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도 종합대책반을 가동한다고 한다.
 
가계부채를 총량만 보지 말고 미시적으로 세분해 경기부양, 주택경기 정상화와 상충되지 않은 연착륙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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