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회장이 8,000억대 탈세-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효성그룹이 오너 일가 등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34.41%로 늘었다.
암 치료와 탈세혐의 등에 대한 재판으로 경영일선에서 이탈한 조석래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며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 두 형제를 중심으로 이뤄질 경영권 승계 그림에 대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점차로 커지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지난 5일부터 4만7241주(0.13%)의 주식을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12.15%로 늘렸고, 역시 조 회장의 부인인 송광자 여사도 지난 3일부터 2만4648주(0.07%)를 매입해 지분율을 0.72%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은 지난 9월25일부터 10월 2일까지 2만200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11.31%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지분 10.15%을 포함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지난 6일보다 0.2% 늘어난 34.41%가 됐다.
재계에서는 장남 조현준 사장으로의 경영권 이양 작업이 펼쳐지는 가운데, 효성 측이 삼남 조현상 부사장 띄우기에 나선 점을 주목한다. 현재로선 조 부사장이 형 조현준 사장보다 경영활동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다. 전통적인 유교 사상에 기반해 장남이 우선시되는 경영활동에서 기본적으로 3남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 사장은 아버지 조석래 회장을 제치고 그룹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지만, 조 부사장은 여전히 형과 아버지에 이어 3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형과의 지분율은 0.32%포인트에 불과하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