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통일은 무조건 나쁜가?
반통일은 무조건 나쁜가?
  • 조휘갑
  • 승인 2015.12.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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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갑칼럼> 우리 국민 상당수가 통일은 좋은 것이고 반(反)통일은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통일과 북한이 말하는 통일은 의미가 전혀 다르다. 남북한 응원단이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지만 속내는 전혀 다르다. 한쪽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생각하고 다른 쪽은 적화(赤化) 즉 공산화통일을 생각한다. 따라서 통일이나 반통일을 얘기할 때 그 숨은 뜻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무턱대고 반통일이 나쁘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북한 공산정권과 그 추종세력이 말하는 반통일 세력이란 공산화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적화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반통일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증오하게 만든다. 반통일은 나쁜 것이라고 계속 반복 교육한 후에 반통일의 굴레를 씌우면 사람들은 어떤 반통일인지는 생각지도 않고 반통일은 무조건 나쁘다고 여기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공산당의 상투수법인 낙인찍기다. 당신과 통일을 합창하는 사람이 자유 평화통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공산화통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당신이 미워하는 반통일 인사가 공산화통일을 반대한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는 아닌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2차 대전 후 구(舊) 소련 발 공산주의 물결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집어삼켰고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공산화 도미노현상이었다. 특히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들은 대부분 공산국가 내지는 사회주의 국가가 됐다.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성향과 유행도 공산주의였다. 일제의 식민지배 시절 우리의 많은 지식인들은 공산주의와 무정부주의 그리고 사회주의에 심취했다. 어쩌면 공산화가 망국을 초래한 조선조의 체제를 뒤엎고 일본의 압제에서도 탈피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당연히 해방정국의 남한은 많은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에 경도됐고, 많은 국민이 다 같이 잘 살게 해준다는 말에 현혹돼 공산주의에 호의적이었다.

  당시 김일성과 그를 추종하는 공산주의자들에게 반통일 세력의 우두머리는 이승만 박사였다. 당시 공산주의의 실체를 꿰뚫어 보는 이승만의 안목이 없었던들 남한 역시 공산당 수중에 떨어졌을 것이다. 해방정국에서 국민의 추앙을 받던 지도자가 반공의 기치를 들고 자유민주국가의 건국에 나섰으니 김일성과 그 추종세력이 가장 싫어하는 지도자 일 수밖에 없다.

  이승만 박사는 1946. 6. 3. 전북 정읍에서 남한만의 단독정부수립이 불가피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1946. 2. 8.「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 창설을 결정했고 1947에는「북조선 인민회의」를 구성하고 「인민공화국헌법」헌법초안을 확정했다. 북한이 남한보다 먼저 공산주의자들에 의한 사실상의 정부를 세워 통치 체제를 확립하였다는 사실은 구소련이 해체된 후 비밀문서가 공개됨으로써 명백하게 드러났다. 사정이 이러했음에도 당시 남한의 좌익세력은 정읍 발언 등을 이유로 이승만 박사를 반통일 세력으로 규정했다. 민주인사에 대한 좌익들의 반통일 낙인찍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적화통일을 획책하는 자신들만이 통일세력이라는 의미다. 이 말도 안 되는 낙인효과가 아직도 작동되고 있다.

  6.25전쟁 때 유엔군을 끌어들여 적화통일을 저지한 것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여 한국을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한 것도 이승만 대통령이었다. 6.25 전쟁 때 북한 공산당의 적화통일을 막기 위해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 178,569명이 전사했고 555,022명이 부상했다(6.25전쟁사3권p.144.). 남한 쪽 민간인의 사망자 부상자 행불자 피랍자만해도 무려 990,968명이다(1955통계연감P.212). 종북좌파 눈으로 보면 이들 적화통일을 막은 6.25전쟁희생자들이 모두 반통일 세력이 된다. 또 우리를 앞장서서 도운 유엔군이나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맥아더 원수도 반통일 세력이 된다.

  광복 70년, 6.25전쟁 발발 후 65년의 세월이 흘렀다. 소련 중국 등 공산국가들이 개혁개방을 해서 우리와 같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 한지도 20여년이 됐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과거 속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북한주도의 통일을 대놓고 획책하자니 법에 걸리고 국민정서상으로도 발붙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 마음속에 기대어 반통일 세력이라고 낙인찍는 방법으로 공산화통일을 막은 애국자들을 반통일 세력으로 몰아, 증오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종북주의를 숨기고 공감대를 넓혀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수법이다. 무턱대고 반통일이 나쁘다고 단정하는 것은 종북좌파들이 깔아놓은 덫에 걸려드는 짓이다. 그들은 오로지 적화통일만을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종북좌파는 결코 자유민주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조휘갑 ( wkapcho@hanmail.net )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이사장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초빙교수
    (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원장
    (전)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전) 경제기획원·통계청 과장/국장, The World Bank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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