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회장 '이미지관리' 실패..연임 '발목'?
박용만회장 '이미지관리' 실패..연임 '발목'?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5.12.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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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20대 신입 '명퇴'.오너 아들 '고속 승진'에 일가 '배당금 잔치'

 

       박용만 회장

면세점 사업 진출 등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에 성공한 듯 했던 두산그룹이 정작 ‘이미지 관리’에는 실패하고 있다.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을 이끌 수뇌부에 변동이 생길 지 여부에도 촉각을 쏟고 있다.

 

20대 신입사원 명퇴 논란’에 휩싸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18일 1~2년차 사원(88명) 중 희망퇴직 신청자 28명의 신청을 모두 반려했다. 전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신입사원은 제외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조치다.

실적악화로 직원들 짐 싸는데 회장 아들은 면세점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 임명

 
올 들어 네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무리한 감원으로 논란이 됐다. 갓 입사한 20대 직원들까지 퇴직 대상이 되면서 젊은이들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이 쏟아졌다. 이는 박용만 회장이 장남 박서원(36) 오리콤 부사장을 두산 면세점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로 임명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애초 두산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내년에도 박용만 그룹 회장의 회장직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이번 희망퇴직 논란으로 그 입지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주목되는 것이다.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지주사 두산의 최대주주이자 두산가의 장손인 박정원 회장이 언제 그룹경영 최일선에 올라설 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돼 왔다. 이는 박 회장이 최근 장남인 박서원 부사장에게 그룹의 미래가 달린 면세점 사업 중책을 맡긴 것과도 결부되면서 두산가 4세 승계구도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인프라 임원자녀들, 미리 이직 의혹도".. 회사측, "사실 아니다' 부인

 
두산인프라 파문은 다른 의혹으로 이어진다. 두산인프라코어에 재직 중이던 그룹 임원 자녀들은 희망퇴직을 피해 일찌감치 계열사로 이직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2015년 1월1일 이후 현재까지 회사간 전출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다른 계열사로 이동한 직원은 총 107명이며 이 가운데 임원 자녀는 1명뿐”이라며 “이동한 1명의 경우도 임원자녀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계열사에서 필요로 한 업무 적합성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오히려 이번 희망퇴직 접수 때 임원 자녀 1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며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지난해 타 계열사로 사간 전출한 인원은 34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107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희망퇴직 인원을 최소화하려고 회사가 타 계열사로의 이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달 희망퇴직을 거부한 기술직 직원 21명에게 지난 7일 대기발령을 내린 후 매일 A4용지 5장 분량의 ‘회고록’을 쓰도록 하면서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는 논란이 함께 제기됐다. 회사 측은 “이들은 희망퇴직과 상관없이도 이미 근태불량이나 조직에 해를 끼친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아 대기발령 상태에 있는 것”이라며 “회고록 쓰기는 명상하기, 스트레스 관리, 건강관리 등 하루 일과 프로그램들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사람이 미래다” 내건 박용만 회장의 '이율배반 경영' 큰 파문

 
지난 12월 1일 박용만 회장은 장남 박서원 씨를 두산 면세점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로 임명했다. 이번 ‘신입사원 명퇴 논란’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풍경이다. 박 전무는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 다니던 2006년 광고 회사 빅앤트를 설립했다. 빅앤트는 2014년 두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박 전무는 이후 두산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에서 크리에이티브 총괄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더군다나 “사람이 미래다”라는 카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두산그룹과 인재 경영을 강조해온 박 회장의 이율배반적 행태는 더욱 큰 여파를 불러왔다. 결국 입사 1~2년차 신입 직원은 희망퇴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더 큰 문제는 입사 3~5년차 직원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30세 전후로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기에는 나이가 많은 탓이다. 특히 이들은 결혼 적령기에 있어 상대적으로 상실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3년차 이상은 경력을 인정받아 이직할 기회가 있지만 1~2년차는 경력을 인정받기 어려워 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해명했다.

 

"배당금 확대 정책으로 오너일가 챙길 배당금 올해보다 증가" 비난

 
한편 두산그룹이 희망퇴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더 늘리기로 한 사실이 밝혀졌다. 실적악화로 신입사원까지 포함된 인력 구조조정을 하면서 오너일가는 두둑한 배당금을 챙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두산그룹 지주사 (주)두산은 지난 8월 올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500원 늘어난 45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이는 17일 종가인 9만7300원 대비 4.7%에 이르는 금액이다. 주주친화정책 확대와 정부의 기업배당촉진정책에 대한 부응이라고 한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지분법이익) 653억원보다 많은 827억원을 현금배당으로 푼 바 있다. 이 중 44.05%가 두산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배당금 확대로 두산 오너일가가 올해 배당금으로 챙길 금액은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두산 오너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자가 가진 보통주는 936만9395주다. 이를 1주당 4500원으로 계산하면 배당금은 모두 421억원이 된다. 우선주 배당까지 더하면 오너일가가 챙길 금액은 더욱 불어난다.
 
그룹을 이끄는 박용만 회장(87만155주, 4.09%)의 배당금은 지난 해 34억원에서 올해 39억원으로 늘어난다. 박 회장의 아들 박서원(47만2239주, 1.77%) 부사장의 배당금도 21억원에 이른다. 현재 두산의 최대주주이자 박용곤 명예회장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133만7013주, 6.29%)이 받아갈 배당금도 지난해 53억원에서 60억원으로 증가한다.
 

두산 현금배당, 인프라코어 휘청이는 상황서도 매년 증가세

 
두산의 현금배당금은 매년 증가세다. 2008년 1000원이었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009년 2500원, 2011년 3000원, 2012년 3500원, 올해 4500원으로 늘어났다. 7년 새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우선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막대한 차입금을 포함한 5조원대의 자금을 들여 밥캣을 인수하고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아 두산인프라코어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다.
 
문제는 배당금이 실적과 무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3년(1235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639억원의 손실상태다.
 
연결이 아닌 개별 기준 실적은 양호하다는 증권가의 평가다. 하지만 여기에는 빚더미에 허덕이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수백억원대의 'DOOSAN' 브랜드 사용료 등이 깔려있다. 지주사 두산에 일감을 보태준 중공업 계열사들이 고강도 인력구조조정에 나서는 현실에 비춰보면 희망퇴직으로 절감된 비용의 일부가 오너일가의 배당으로 돌아갔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두산처럼 배당금을 늘리기로 한 두산중공업 역시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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