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와 '오너리스크'...재계오너 일가가 먼저 옷깃 여며야
한국 경제와 '오너리스크'...재계오너 일가가 먼저 옷깃 여며야
  • 정진교 기자
  • 승인 2016.01.1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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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배임, 횡령, 경영권 분쟁, 폭행, 스캔들 등 위기의 한국경제, 윤리경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듯

 

"Much is given, much is required(많은 것을 받는 사람은 많은 책무가 요구된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가 196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한 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의 정신을 잘 표현했다. 이 말은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이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것이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당시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등장 등 어수선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새해 벽두부터 세계경제가 각종 악재로 신음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재벌들의 ‘오너 리스크’로 또 하나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너 리스크란 재벌 총수 일가의 비리나 일탈로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탈세, 배임, 횡령, 경영권 분쟁, 폭행, 스캔들 등 기업의 통상적인 활동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가 하면 기업경영을 위험에 빠뜨린다. 선진국에서도 오너 리스크는 발생하지만 한국에선 이것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 15일 효성그룹 총수인 조석래 회장이 분식회계·탈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이날 효성 주가도 4.35%(5000원)나 떨어진 11만원으로 마감했다. 1700억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증발했다. 효성은 총수에 대한 실형선고로 하루 만에 2000억 가까운 돈을 까먹은 셈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법정구속을 면했고,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은 집행유예에 그쳐 그룹의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출신이다. 그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이어 또 다시 실형을 받은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전경련 회장으로서 쌓아올린 명성과 명예가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린 꼴이다. 창업과 번영보다도  수성과 절제가 어렵다는 말이 참으로 실감이 난다.  재계에선 조 회장이 우리 경제 발전에 힘쓸 수 있도록 2심에서는 재판부의 선처를 기대하기도 한다. 
 
재계의 오너리스크 사례는 줄을 잇는다.먼저 부인과의 이혼 문제를 언론에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탈세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그의 아들 조현준 효성 사장, ‘형제의 난’을 계속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연말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집행정지 상태에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현재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인 ‘땅콩 회항’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끝난 사건들까지 따지면 30대 재벌 가운데 오너 리스크를 경험하지 않은 곳이 별로 없다.
 
재계는 사생활 문제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최태원 회장의 내연녀 문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혼문제 등을 우려한다. 가뜩이나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데 재벌에 대한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재벌 총수들은 배임·횡령·탈세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도 실형을 면했다. 1심에서 실형을 받아도 상급심에서 집행 유예로 풀려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최태원 회장에 이어 이재현 회장 등이 실형선고를 받아 ‘재벌 집행 유예 공식’이 깨졌다.
 
이들을 보면서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 즉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라는 비아냥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지도층이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법원이 다시 한번 재벌 총수의 범죄를 단호하게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추세다. 재벌 총수들도 이 점을 고려해 윤리경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계 오너 일가가 먼저 옷깃을 여미고 심기일전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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